참외덩굴 소각행위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근절을 위해서는 농민과 행정기관간의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각 기관의 노력과 군민의식의 변화, 또 파쇄기를 활용한 참외덩굴 퇴비화가 이뤄지면서 참외덩굴 소각 행위가 많이 줄어 들었다.
올해 참외덩굴 소각 행위 적발 건수는 3건으로 지난해 23건에 비해 많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적발된 농가들의 소각 이유는 동일했다. 바로 덩굴 속에 있는 식물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 소각했다는 것.
초전면에서 참외 농사를 짓는 A씨는 "작물 찌꺼기로 발생하는 식물 바이러스의 경우 치료제도 없고 전염이 광범위해 열을 가해 죽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농사를 직접 짓는 농가의 입장에서는 오랜 경험으로 소각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농가들이 우려하는 식물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한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전작물의 잔해가 원인이 되며, 전염력이 강하고 토양, 식물의 뿌리 및 상처 부분 등 여러 방향으로 전염되고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농가에 큰 위협이 된다.
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 관계자는 "파쇄된 참외덩굴로 만든 퇴비가 식물 바이러스를 일으킨다는 것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며 "토양실험으로 이미 다 밝혀졌으며 파쇄 후 퇴비화 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대부분 소멸한다"고 전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있는 토양과 참외가 접촉하거나 줄기나 덩굴의 상처 부분으로 증식되는데 참외 농사의 경우 토양과 접촉하는 부분이 없다"며 "뿌리 부분을 통한 감염을 우려하는 농가도 있는데 참외와 접목하는 호박대목에는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연구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러스 문제보다는 흙먼지와 파쇄된 덩굴의 가루가 비닐하우스의 비닐에 묻어 재사용이 어려워져 파쇄기 사용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파쇄된 가루와 먼지 때문에 덩굴 파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 비닐을 사용하는 농가의 경우 소각이 더 위험하다. 그래도 소각하는 이유를 생각해 달라"며 "무작정 소각을 막는것 보다 구체적인 방안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소각근절을 위해 파쇄 및 퇴비화의 효율성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다"며 "파쇄기 가동시 일어나는 흙먼지 등은 개선책을 찾고 있으며, 먼지가 발생하지 않거나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런 입장 차이뿐만 아니라 농가의 파쇄기 사용을 막는 요소는 또 있다.
농업기술센터와 각 읍면에서는 참외농가에게 덩굴 파쇄기 대여를 해주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농기계 지원팀의 관리로 이뤄지고 있지만 각 읍면의 경우 대부분 대여 농가가 직접 수리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주읍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에 파쇄기 대여를 신청했지만 순서가 밀려 있어 읍면을 찾는 농가가 많다"며 "파쇄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청한 농가에서 직접 노후 벨트 및 오일 등을 교체하고 있다. 농기계 수리 전문가가 없어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