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랗게 물든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동시에 두 길을 갈 수 없기에/ 나는 한사람의 나그네,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꺾어지는 데까지/ 눈이 닿는 한 멀리 그 길을 바라보았다.)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그리고는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다./ 어쩌면 내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길은 풀이 우거지고 사람의 발자취가 적었기 때문에./ 하기야 그 곳도 사람들이 지나다 보면/ 언젠가는 두 길이 아주 거의 같아지겠지만.)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그리고 그날 아침 두 갈래 길은 다 같이/ 검은 발자취 전혀 없는 낙엽으로 덮여 있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첫 번째 길을 남겨두었다./ 하지만 길이란 다른 길로 이어져 끝이 없기에/ 과연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될지를 의아하면서.)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여러 해 세월이 흐른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이다./ 어떤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런데 나는, 아!/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 때문에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20세기 미국의 국민 시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택하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란 시다. 그가 20대 중반에 변변한 직업도 없고 문단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데다 기관지 계통 질병에 시달리며 실의에 빠져 있었는데, 그의 집 앞에는 숲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 길이 있어 그 길과 자신의 삶을 견주어 보며 이 시를 쓴 것 같다.
소박한 숲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서두에서부터 마지막 줄의 사람의 의표(意表)를 찌르는 인생의 고백에 이르기까지의 전개는 사실(풍경)과 암시(인생행로)를 평행시키면서 일종의 격조를 지속시켜주고 있다. 단조로운 묘사 속에 복잡한 현대인의 마음이 숨겨져 있고, 선택한 자기 인생에 대한 회한과 자랑 등 숙명과도 같은 길에 대한 사고방식이 느껴진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의 고뇌를 그린 것이 아니라, 숙명적으로 이 길밖에 갈수 없었다는 자신의 선택을, 훗날 어디에선가 `한숨 쉬면서` 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크던 작던 항상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그런 선택이 모여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 삶의 연속성 아래서 선택의 순간은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쪽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선택에 대해 만족하는 때도 있지만 포기해버린 다른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어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쯤 이렇게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아쉬움마저도 그 길은 실제로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좋은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가보지 않은 길은 알 수 없는 길이기에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그래, 우리는 두 길을 동시에 갈 수 없다. 그래서 한 길을 택한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버리고 내가 택한 길이 최선이라 믿고 만족하며 살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라고 믿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내 마음속에 깊이 숨어 있는 나만의 보물을 찾아가는 여행은 숭고하고 감동적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 여정을 보고 자신들의 보물을 찾아나설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2015.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