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확장공사 중인 성주~고령 방면의 국도 33호선에 위치한 가천면 굴목교차로의 도로 선형이 변경되면서 가천면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도 33호선에서 가천면으로 진입하는 구간은 초기 설계에서 2차로에 부채모양 직선구간(폭3.5m)으로 설계돼 있었으나, 선형이 변경되면서 급경사가 생기고 우측으로 커브가 생긴 램프 구간으로 형성된 것이다.
이에 가천면 주민들은 "아무런 주민설명회 없이 갑자기 설계를 바꿨다"며 "가뜩이나 고립된 기분이 드는 서부지역에 이런 도로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거리감이 들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한 "가천면은 수려한 자연환경을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통행에 불편이 생기면서 지역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당초 설계대로 진입도로를 개설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지난 25일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가천 주민 5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공사현장에서 진행된 이번 설명회에서는 선형이 변경된 사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기존 설계대로 도로를 설치했을시 도로 옆에서 거주하는 대가면 대천1·2리 주민들의 피해가 커 부득이하게 설계를 변경했다"며 "모든 설계는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라 아무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7월 대가면 대천1리 주민들이 마을의 진출입에 어려움이 있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타당성 여부를 조사한 후 대천 1·2 주민들의 안전과 도로 진입 편의를 위해 농로를 만들어주면서 설계가 변경된 것이다.
문제는 설계가 변경되는 동안 가천면 주민들을 상대로 단 한번의 설명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가천면 주민들은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의견만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천1·2리 주민들은 설명회를 했으면서 가천면 주민들과는 아무런 소통 없이 도로 선형을 변경한 것은 가천면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대천1리에 만들어진 농로가 가천면 진입로 보다 훨씬 넓다. 이는 대천1리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진입로 폭을 줄인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 관계자는 "가천면 주민들과 설명회를 가지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대천1리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결정이 아니었다"며 "대천1·2리 주민들이 도로 확장때문에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위한 결과를 얻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 역시 "도로 폭은 문제가 없다. 기존 설계에도 폭 3.5m로 기록돼 있고, 선형 변경 이후에도 3.5m로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설명회에도 불구하고 가천면 주민들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가천면 주민들은 "지금 만들어진 도로는 급경사에 급커브의 램프구간으로 사고 위험이 높고, 차량 흐름에도 방해된다. 기존 설계대로 공사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며 "만약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시 탄원서를 작성하고, 도로를 폐쇄하는 것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공사과 관계자는 "지난해 설계변경 당시 대가면 대천1리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며, 공사에는 문제가 없다"며 "가천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