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을 넘어선 가운데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 `N포세대`, `하우스푸어`는 이 시대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취업전쟁에 내몰린 청년들 가운데 자신의 소신에 따라 귀농을 선택한 청년이 있다. 바로 `청년 농부`의 길을 걷고 있는 김기현씨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 김기현씨에게 그의 인생철학과 앞으로의 각오 및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 후 대구에서 성주로 귀농한 5년차 젊은 농부 김기현이다. 현재 성주군4-H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가천면에서 미나리 농사와 용암면에서 참외 농사를 짓고 있다.
▣ 현재 어떤 농사를 짓고 있는가? 특별히 이 작물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현재 봄 미나리와 참외 농사를 짓고 있다. 미나리는 보통 청도 한재가 유명한 곳으로 꼽히는데, 최근 대구 팔공산과 대구 근교로 봄미나리 농사를 짓는 농가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미나리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장기현장 실습을 통해 미나리 농장에서 일해 본 것이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이것이 계기가 돼 귀농 첫 해부터 미나리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미나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지 않았고 관리가 비교적 편하다고 판단해 시작하게 됐다.
▣ 성주는 참외로 유명한데 참외를 작물로 선택하지 않고 해당 작물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참외 농사와 차이점이 있다면?
처음 귀농을 하며 사실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참외를 하기엔 엄두가 나지 않았고, 대학 실습과정에서 미나리를 해봤기 때문에 미나리 재배를 처음부터 시작하게 됐다.
이후 미나리 농사로 몇 년 농사에 경험을 쌓다가 작년부터 참외를 도전하게 됐다. 참외는 올해 2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봄미나리는 한번 수확하면 끝이지만 참외는 한 나무에서 엄청나게 수확할 수 있고, 수확 기간도 길며, 농사를 잘 짓고 못 짓고의 차이가 커 작황에 따라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갖춘 상태로 참외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며, 작물이 민감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 농사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조금만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고 일을 끝까지 매듭짓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농사를 통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과 힘들어도 버티는 인내심을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도시에 거주하는 친구들에게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많이 들어 알기에 현재 내 생활에 만족하며 눈치 볼 것 없이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 청년농부로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가?
아무래도 갓 귀농했을 때는 열정만 가득했다. 하고자 했던 의지와 열정이 가득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특히 농업 기반이 있는 것과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가꿔 나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매번 직접 부딪히면서 하나씩 터득해 나갔다. 당시 실패를 경험하고 현실과 부딪힐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모든 것들이 밑거름이 돼 지금 더 열심히,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더 배우고,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 농사에 있어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본인의 작물에 대한 자랑을 한다면?
농사는 5년차이지만 아직도 농사에 대해 잘 몰라 많이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 늘 배움의 자세로 모르면 부끄럼 없이 누구에게든 물어보려고 한다. 이런 자세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미나리 이름을 지을 때 미나리 이름을 가야산 청정미나리로 지었다. 이름에 걸맞게 연하고 미나리 향도 은은하게 퍼진다. 몇 번 실패도 해봤지만 미나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제 미나리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다고 한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입에서 `맛있다`고 말할 때가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
▣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는데 선택에 대한 후회한 적은 없는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업대를 진학해 농업에 뛰어들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래도 될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신문이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최근 취업률이 너무 낮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한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해 고민도 있었지만 현재는 농사를 통해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먼저 직업을 가지게 돼 좋다고 생각하고, 이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가 있다면?
미나리는 5년차가 돼 어느 정도 재배기술이나 판매처를 확보해 안정화되고 있고, 참외도 열심히 배워 생산체계를 잡는 것이 계획이다.
그리고 성주군4-H연합회 활동 등 사회 활동도 열심히 해 선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은 누구이며 그분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방황하던 시기에 진로를 이끌어 주시며, 같이 귀농해 제 뒤를 봐주시는 아버지께 항상 고맙다. 아버지께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성주군4-H연합회 회원들을 통해 따라 배울 점은 배우고 다방면으로 소통 할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지?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놀 수 있을 때 실컷 놀고, 또 일해야 할 때는 열심히 일할 것이다. 농사지으며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시며, 취미와 특기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여행을 다니곤 한다. 특히 영화보는 것을 즐겨해 영화관을 자주 찾는다.
▣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직 배우는 단계라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주길 바란다. 최근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 등 농촌사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촌사회 발전과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쓰고 `땀 한 방울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