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색 이름표에 부풀어 오른 가슴
이글거린 눈빛 속에 하늘도 기우뚱해
기어코 붉은 정열로 오직 하나 목숨만을 ……
뜨거운 몸뚱어리 그때 그 땅 지키려다
모든 것 다 버리고 먼 나라로 회귀했다
슬프다, 이름 없는 묘비 삽십 년 외톨이로
땅속 깊게 스며 있는 선대(先代)의 맥을 찾아
네 심장에 이어받은 그 숨결 한몸 되어
비바람 모진 세월을 하루같이 견디며
김수영! 이제야 그대 불러 소리쳐 본다
흰 구름, 푸른 강물 그도 함께 머물라고
낙동강 격전지 강둑에 풀빛 옷 입혀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