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자연의 선물에 감사하며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초전면 대장3리 이장 이완영·김영미 부부. 참외농사를 지으며 다른 사람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딸기재배에 도전해 지난해 11월말부터 딸기를 출하하며 알알이 영근 꿈을 따내고 있다.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항상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부부를 만나 농사에 대한 경험담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올해 49세로 농사 지은지 25년째다. 성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후 군대를 제대하고 아버지를 거들어 농사를 지었다. 아버지 몸이 편찮으셔서 계속 돕다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그동안 새마을지도자 10년, 영농회장 9년, 의용소방대로 10년 동안 활동해왔고 대장3리 이장이 된지는 2년이 된다. 팔순 노모를 모시고 2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새마을지도자로 있을 때 가천댐이 범람할 우려가 있을 정도로 홍수가 나서 가천면에 있는 하우스의 철근을 치우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때 고생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주관내는
물론이고 성주전역이 물난리가 났는데 다행히 초전은 큰 피해가 없었다.
▣ 2남2녀 중 막내라고 들었는데 어머니를 모시게 된 계기는?
제대 후 회사를 잠깐 다니다 손을 다쳐 그만두고 결혼하기 전 농사를 가업으로 물려받으며 계속 어머니와 함께 생활해 왔다.
▣ 자녀 교육관이나 철학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컸으면 하는 소망으로 공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학원에도 많이 보내지 않았다. 대신 배우고 싶다거나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보내줬다. 나중에 행복한 것보다 지금 현재 행복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맏이는 경북항공고를 졸업 후 항공기능 면장을 따고 현재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둘째는 올해 금오공대 화공과에 수시합격했고 막내는 김천생명과학고에 다니면서 농사를 이으려고 한다. 각자 자기자신에게 만족하고 어릴 때부터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신념을 갖고 있다.
▣ 농사와 집안일, 이장직까지 동시에 하기에 힘이 들지 않는지?
어머님이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고 남편이 부지런하다. 남편이 이장일을 하면서도 집안일을 안 미루고 많이 도와준다. 또 남편은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고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아이들도 방학때 집에 오면 논에 식사를 가져다주고 집안일도 많이 돕는다. 막내가 주말마다 내려와서 농사일을 거들고 있다.
▣ 현재 어떤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이 작물을 선택한 이유는?
선친이 참외농사를 지으셨기 때문에 그것을 이어받아 지어왔고 올해 처음 딸기농사를 지었다. 참외를 약 9천900㎡, 딸기를 약 3천㎡ 가량 짓고 있다. 몇 년 전 뇌출혈로 수술 후 더운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다. 또 겨울에 수입이 없으니 아이들 학비문제도 생기는데 딸기는 겨울에 수입을 올릴 수 있고 그만큼 참외농사를 줄여도 괜찮을 거 같아 선택했다. 현재 설향을 재배하고 있는데 병충해에도 강하고 향이 좋고 당도가 높으며 초보들이 농사짓기에 적당한 품종이다.
▣ 딸기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한 점과 두 농사의 차이점은?
고령과 논산, 상주기술센터와 성주과채류시험장 등 많이 뛰어다녔다. 올초부터 고령에 가서 배우고 모종을 미리 주문하고 5월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딸기 농사를 준비했다.
외하우스는 평균온도가 높아 더위를 먹을 수도 있는데 딸기하우스 내부온도는 25도 내외라 작업하기에 좋고 덜 지친다. 잔손은 딸기가 많이 가지만 똑같은 일을 해도 더 효율적이다. 또 딸기는 한겨울에도 벌꿀수정이 가능하지만 참외는 내년 3월이나 돼야 가능하고 현재는 인공수정으로 대신하고 있다. 또 녹조 미생물을 배양한 친환경 농법으로 딸기 농사를 짓고 있으며 꽃피고 나서는 될수록 약을 안친다. 껍질이 없어 잔류농약검사를 하면 농약성분이 검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후에 친환경인증을 받을 생각이다.
▣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점은?
젊었을 때부터 농사를 짓고 싶었고 힘은 들지만 이만한 수익을 올리기는 직장생활로는 어렵다고 본다. 아이들 교육시키고도 밥은 먹고 사니 농사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짧게 직장생활을 해봤지만 사람을 상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하는 직장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지금 직장생활을 하라면 엄청 힘들 거다.
딸기농사를 지으니 쉴 여가가 없기는 하지만 식구들이 같이 모여 사니 그게 가장 좋다. 지금은 학교 때문에 아이들이 나가있지만 방학이 되면 가족들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다. 서로 돕고 아이들도 잘 거들어주며 부부간에 대화를 나눌 시간도 많다.
▣ 농사에 노하우가 있다면? 딸기 작물의 좋은 점은?
딸기농사는 이제 막 시작한 초년생이긴 하지만 그동안 해온 참외농사가 도움이 많이 됐다. 차
이는 있지만 참외 재배법을 딸기에도 적용하니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농사는 주인이 얼마나 부지런하냐에 따른 땅이 주는 선물이다.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
딸기는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C가 풍부하고 수박이나 메론 등 껍질이 많은 다른 과일에 비해 음식찌꺼기가 적어 딸기를 더 선호하고 있다. 또 딸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먹기에 좋고 딸기쨈 등 다양한 조리방법이 있어 활용도가 높다.
▣ 딸기농사를 지으면서 행정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주는 참외가 주작물이다보니 타작물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하다못해 지원과 교육도 받을 곳이 없다. 교육을 받기 위해 타지역까지 가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성주는 참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참외경기가 안 좋을 경우 성주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지역은 주작물 말고도 다른 작물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준다. 왜냐하면 관에서 지원해주지 않으면 타작물을 재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농사에 뜻이 있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봐야 한다. 농사는 주위 사람의 말만 듣고 시작하기보다 먼저 농사를 지어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가 물어보고 견학도 다니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막상 부딪혀보면 이론하고는 차이가 나고,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노하우를 익히게 된다. 그리고 성주에 딸기농가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딸기농사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찾아오면 아는 만큼 노하우를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