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우리의 물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죽도록 고생' 한 산업화시대에 대표적 공기업이었던 '포스코의 발전사'이자, 포스코를 창업하여 25년 동안 이끌며 역경을 헤쳐 세계 최고 철강회사의 반석에 올려놓은 '박태준의 이야기'이다. 경제인ㆍ정치인ㆍ자연인으로서의 박태준의 삶을 가감 없이 풀고 그 안의 보석 같은 진가와 아쉬움을 포착하는 가운데, 우리 시대의뿌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와 현 한국사회를 여러보로 공정하게 성찰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며, '경제개발사'이자 '정치이면사'이가도 한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 경제와 정치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이대환 1958년 포항 출생. 1980년 PEN클럽 한국본부 주관 장편소설 현상 공모에 당선. 1989년 '현대문학' 지령 400호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2004년 서라벌문학상 수상. 현재 (사)민족문학작가회의 감사, 경부지회장,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포항연구' 편집인. 책소개 이 책은 우리의 물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죽도록 고생' 한 산업화시대에 대표적 공기업이었던 '포스코의 발전사'이자, 포스코를 창업하여 25년 동안 이끌며 역경을 헤쳐 세계 최고 철강회사의 반석에 올려놓은 '박태준의 이야기'이다. 경제인ㆍ정치인ㆍ자연인으로서의 박태준의 삶을 가감 없이 풀고 그 안의 보석 같은 진가와 아쉬움을 포착하는 가운데, 우리 시대의뿌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와 현 한국사회를 여러보로 공정하게 성찰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며, '경제개발사'이자 '정치이면사'이가도 한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 경제와 정치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 : 이대환 1958년 포항 출생. 1980년 PEN클럽 한국본부 주관 장편소설 현상 공모에 당선. 1989년 '현대문학' 지령 400호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2004년 서라벌문학상 수상. 현재 (사)민족문학작가회의 감사, 경부지회장,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포항연구' 편집인. ------------------------------- 미디어 리뷰 '아시아의 철강왕' 박태준, 과거사 청산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이 이름 앞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이룬 업적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삶이 깨끗했기 때문이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쌍둥이 건물이 무너져 내리던 순간, 박태준은 뉴욕의 한 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그해 7월 하순 왼쪽 폐 밑에 생긴 3.2㎏의 물혹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었다. 그는 문병온 지인들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제철소 지으면서 마신 모래들, 정치한다고 돌아다니면서 마신 먼지들, 그게 다 그 물혹 속에 들어있었던 거요. 이제 그놈을 해치웠으니 홀가분하오.” 이런 홀가분함이 없었다면 이처럼 생생하고 솔직한 전기는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외국에서 나오는 수작(秀作)의 전기에 비견할 만한 이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박태준을 지난 8년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의문나는 모든 것’을 확인, 또 확인했던 저자 이대환씨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1927년 경남의 시골에서 태어난 박태준은 부모님을 따라 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와세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다가 해방 후 귀국한 그는 남조선경비사관학교(훗날 육군사관학교) 6기로 들어가 당시 중대장이던 박정희 대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동료 중대장 12명 중 10명이 사망하는 전장(戰場)에서 억세게 운좋게 살아남은 그는 5·16때도 거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혁명주체’로 부상한다. 이미 알려진 이야기지만 박정희가 실패할 경우 군을 이끌어갈 인물을 보호하고 동시에 자신의 가족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혁명세력들이 ‘즐기던’ 권력놀음에는 전혀 끼지 않았다. 그의 전투는 포항의 모래벌판에서 이뤄졌다. 그로 인해 포항은 세계 최초의 철강생산기지가 됐다. 덩샤오핑이 개혁 개방을 추진하면서 가장 ‘수입’하고 싶은 인물로 꼽힐 만큼 아시아 최고의 철강왕 자리에 올랐다. 환갑을 맞은 1988년 민정당 비례대표로 그토록 거리를 두려했던 정치에 발을 담그면서 시련의 시절을 맞는다. 김영삼과의 갈등은 결국 그가 평생을 공들인 포철과 결별하고 해외유랑에 나서게 만들었다. 도쿄의 13평짜리 아파트에 머무는 동안 권력은 박태준 주변의 부정한 돈을 찾기 위해 샅샅이 파헤쳤다. 말년에는 DJP연합으로 총리에도 올랐지만 이번에는 세월이 그를 붙잡았다. 그는 수술 이후 포스코 명예회장으로 있다.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멋진 인물의 잘된 전기다. *'독재의 힘’도 신화창조에 녹여' 화인열전’(역사비평사)과 ‘완당평전’(학고재)등 두 권의 인물평전을 펴낸 유홍준은 그 어려움을 두 가지로 얘기했었다. 우리나라는 전기(傳記)문학이 거의 공백에 가까워 자신이 샘플로 삼을 평전 형식의 모범이 없었다는 것. 또 하나는 “완당에게만 어울리는 형식을 찾아낼 수밖에 없었다”는 거였다. 어떤 사람의 일생을 기록하는 전기문학은 대개 성공하기 어렵다. 더욱이 살아있는 사람의 전기라면 당장 주인공이 협조하지 않으면 쓰기 어렵기 때문에 인물을 미화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온 게 비평적 전기라고 할 수 있는 평전(評傳)일 것이다. 이는 저자가 자료를 선정하고 해석하여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또 다르다. 일단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또 대개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자서전은 ‘유령작가(ghost writer)’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자서전의 경우 거액의 저술료가 지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 유명 작가 중에도 한 두번 기업인의 자서전을 써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닌 전기문학이다. 특히 현존하는 인물의 전기란 점에서 국내에선 일단 흔치 않은 시도다. 저자 이대환(46)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두어 차례 장편공모에 당선되고, 올해 서라벌문학상을 받는 등 포항에서 거주하는 기본기가 탄탄한 작가다. 포항이란 지역적 인연으로 박태준을 만난 것 같다. 저자는 박태준과 남달리 깊은 인연을 맺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는 지난 8년간 박태준의 영혼과 신념체제를 이해할 정도로 ‘숱하게’ 만났으며 이를 기록하게 됐다. 저자는 주인공의 평가에 있어서 거리를 유지하고 객관적 근거를 통해 설명하려는 노력을 나름대로 기울이고 있다. 올해 희수(喜壽)인 박태준은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로, 50년 전의 일도 대개 월(月)까지 맞출 정도로 비범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물론 그의 기억과 술회가 이 책의 뼈대다. 박태준은 소위 산업화 시대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권력의 중심으로부터 선택받고 탄탄대로를 걸어왔지만 그 와중에도 변화에 대한 뚜렷한 주관은 놓지 않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여전히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갈등양상을 보이는 우리 사회에서 박태준의 삶과 세계적인 초일류기업 포항제철(현재 포스코)을 일군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적지 않다. 경남 동래군 장안면에서 태어난 그는 6세때 부친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을 다녔다. 해방 이후 군에 몸을 담았고, 군사혁명 이후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1968년부터 포항제철의 터를 닦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구는데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기도 한 것 같다. 와세다대 기계공학과에 다닐 2차대전 당시, 미군의 도쿄대공습으로 그가 머물던 지역의 모든 건물이 초토화되다 시피했는데, 그가 거주하는 집만 멀쩡했다고 한다. 귀국 후 그는 남조선경비사관학교(육사)6기로 선발돼 교관이었던 박정희를 처음 만나게 된다. 그야말로 일생일대의 인연이었다. 6·25 때 그는 장교로 임관해 전쟁 내내 최전선에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데, 그의 동료 중대장 12명 중 10명이 전사할 정도로 치열했던 전투 속에서 살아남았다. 박정희는 5·16 거사 명단에서 박태준을 제외시킨다. 실패할 경우 군의 인재를 보호하고 자신의 가족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거사가 성공했고 박정희는 그를 비서실장 등으로 중용하지만, 어쨌든 박태준은 목숨을 걸지 않고도 그 대가는 톡톡히 받게 된다. 그는 최고 권력자의 깊은 신뢰를 받았지만 그 앞에서 비굴하지 않았고, 권력을 과시하지 않았으며, 돈 욕심 곧 부패하지 않았다. 그것이 박태준이 모래벌판에서 포항제철을 일구고 정치권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인 끝맺음을 하게 된 이유인 것 같다. 책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권부 내부, 정치권, 기업들의 암투 등 흥미로운 일화 등을 박태준의 입을 빌려 털어놓고 있다. * 無 에서 有 이룬 최고의 철강인 | 세계일보 박종현기자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국가관에 따라 달라진다. 철강회사 포스코의 산증인이면서 한국 철강의 역사를 만들어 낸 박태준 전 총리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도 제각각일 것이다. 정계와 재계에 걸친 폭넓은 활동으로 한 시대를 호령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서부터 군사정부 시절 이후 권력지향적인 성향으로 오히려 국가 발전의 장애였다는 힐난에 이르기까지. 그가 살아온 77년의 세월에는 부정과 부패, 독재와 비리 등 사회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과정이 짙게 묻어난다. 일제 식민지 배상금을 종자돈 삼아 포스코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과정에 마냥 찬사만을 보낼 수도 없다. 그러나 그에 대한 국내 첫 평전 ‘박태준’이 보여주듯 박씨가 세계적인 철강인으로 한국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박씨에 대한 평전은 대부분의 평전이 그러하듯, 그가 살았던 시대의 정치와 경제,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식민지 시대인 1920년대에 태어나 전쟁과 빈곤의 악조건을 거치고 경제개발의 최전선을 달려온 그의 삶은 바로 한국 현대사의 모습이다. 박정희에서 시작해 김영삼 김대중 등 정계의 실력자들과 국사를 논의한 현장이 한국 정치의 이면사라면, 영일만과 광양만에서 신화를 만들어 낸 과정은 경제의 이면사로 볼 수 있다. 바다에서 신화를 만들고 그 수확을 포항공대와 프로축구단으로 대표되는 교육계와 체육계 등 사회 여러 분야에 돌려놓은 그의 기여는 단순히 경제적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해외의 평가도 눈부시다. 숱한 해외 언론의 긍정적인 평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이 매번 그를 도와주고 칭송했던 것은 그가 지닌 무게감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평전을 너무 진중하고 무겁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 시대의 곡절을 살아갔지만 경제와 정치 등 각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독특한 경험을 했던 그를 ‘인간 박태준’으로 만나보는 것은 책 읽는 공감의 폭을 넓게 할 것이다. 식민지의 아들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젊은 장교 시절 겪은 한국전쟁에서 사선을 넘나든 과정은 개인사로 보더라도 의미가 깊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남쪽의 재계 지도자였던 박씨의 생각을 인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 “북한이 중국을 본받으면 안 되나? 그런 개방으로 나온다면 북한은 대일청구권자금부터 받아야지. 또 북한은 그 돈으로 도로 발전소 전선 항만 철도 등의 사회기간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해. 평양이 개방을 서둘러 줘서 시간이 허락된다면, 포스코의 제3제철소를 원산쯤에 짓는 거야. 북한 군대에서 천 명쯤 뽑아서 포항, 광양에 불러 기술훈련을 시키면서 제철소를 건설하는 거지. 남한 개발시대에 포항제철이 그랬던 것처럼 그 제철소가 국가기간산업의 역할을 해 주는 거야.” * "김우중씨 1000억 낸다며 창당제의해 그돈 있으면 재무구조 고치라" | 매일경제 정혁훈 기자 "제조업으로 나라를 세운 만큼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제조업을 살려야 합니다." 포스코를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업체로 키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77)은 15 일 포항공대 체육관에서 열린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 평전(현암사) 출판기념회에서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박 명예회장이 올해 희수(喜壽)를 맞아 포항 출신 소설가인 이대환 씨를 통해 출간한 이번 평전은 개발경제시대 역사를 뒷얘기와 함께 증언해 세인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모처럼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친 박 명예회장은 3년여 전 가슴에서 신생아 무게 에 해당하는 물혹을 떼어내는 대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얼굴 모습이 건강을 회복한 증거가 아니겠느냐"며 자신감을 표명하며 최근 정치와 경제 상 황에 대해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의 분배우선 정책에 대해 "우리 경제가 60년대 초부터 지속해 온 성장정책을 그렇게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국 공산당의 덩샤오핑 정책을 예로 들면서 "고쳐야 할 것만 고쳐나가면 되며 국민의 실리를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명예회장은 근대화의 주역답게 제조업에 대해 강한 신뢰를 피력하면서 "산업구조가 첨단화될수록 고용문제가 중대하게 대두되기 마련"이라며 "어떠한 일 이 있어도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건비가 올라서 국내에서 도저히 사업을 못하겠다고 중국으로 향하는 기업이 많지만 그렇다면 우리보다 인건비가 비싼 일본 기업들은 벌써 도산했어 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명예회장은 특히 "동업종의 중국 업체들이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잘 살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에 협조하더라도 기반기술을 국내에서 발전시키 지 않으면 시장뿐만 아니라 공급까지도 중국에 넘겨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 했다. 박 명예회장은 평전을 통해 덩샤오핑과의 친분과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과의 애증관계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지난 97년 "겡제는 가라, 경제가 왔다"는 슬로건으로 김영 삼 씨에게 도전장을 던진 포항 북구 선거구 보궐선거가 순수 의지로 정치에 도 전한 첫 사건이라고 고백했다. 박 명예회장은 이 평전에서 93년 초 YS와 정치적 결별 후 일본 유랑생활 중 일본 정부로부터 매월 100만엔씩 지원받아 생활했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박 명예회장은 또 92년 말 대선을 앞두고 민자당 탈당을 결심할 무렵인 개천절 오후 북아현동 자택으로 김우중 당시 대우 회장이 찾아와 현금 1000억원을 주 겠다며 신당 창당을 권유했으나 "대우자동차 팔아서 그런 돈 만들 생각이면 회사 재무구조부터 고치라며 거절한 일화도 밝혔다. ** 철강인 박태준의 땀·눈물 | 중앙일보 북리뷰 정운영(논설위원)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다고 잔치를 벌여?" 친지의 회갑연 초청장을 받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는 것이다. 나라와 환갑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으나, 환갑 잔치에도 나라에의 충성을 찾는 사람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다. 그런 그를 보면 영락없이 '독일 병정'이다. 장군에다 총리까지 지냈는데 병정이라니 이 무슨 망발을! 아무튼 그의 평전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이 우리의 시선을 끈다. 독일 장군이라면 누구보다 에르빈 롬멜이 생각난다. 그는 1942년 북아프리카 사막의 엘 알라메인 전투에서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에게 패한다. 지략과 용기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탱크만 해도 1:20의 비율로 기우는 전력의 열세 때문이었다. 영일만 모래펄에서 불도저와 크레인으로 제철소 건설 전투를 벌인 박태준은 1973년 고로에서 첫 쇳물을 받아낸다. 국내외의 냉소와 방해가 엄청났지만 제철보국(製鐵報國)의 단심과 뚝심으로 이겨낸 것이다. 포스코역사관에 옮겨 놓은 포철 최초의 건설 현장 사무소 '롬멜 하우스'에는 롬멜 장군의 시련과 고난보다 더한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독일 총리라면 단연 오토 비스마르크가 꼽힌다. 그는 철혈(鐵血) 재상으로 불리지만, 피땀의 희생을 넉넉한 빵으로-호밀로-갚고 세계 최초로 근로자 복지를 다진 철맥(鐵麥) 재상이기도 하다. 박태준은 공기 단축과 완전 시공 독려로 근로자한테 강철 같은 노력과 수고를 닦달했지만, 그 대가로 주택과 교육 등 복지를 돌려주었다. 1991년 모스크바 대학 총장이 사원 주택 단지를 둘러보고는 "레닌 동지가 꿈꾸고 추구한 이상향을 저는 포철에 와서 보았습니다"(262쪽)라며 눈시울을 적셨다니…. 잘못한 부하에게 지휘봉만 내리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과 장래를 챙겨주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 아픔이 격려와 용기로 바뀌었을 터이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사에 숱한 기록을 세웠고, 박 회장은 세계 최고의 철강인으로 숱한 상을 받았다. 그러나 승리의 길만 있은 것은 아니었다. 포스코에 외풍을 막아주기 위한 '외도'로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그의 정계 진출은 좌절의 기록이었다. 특히 양김 대통령에게 '당한' 정치 보복과 실각은 정녕 뼈아픈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의연히 과거를 묻고 양김 집권 중에 저질러진 외환 위기와 탈법적 대북 송금이 몰고 온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다. 그는 포스코 주식 한 주 가진 적이 없고, 그 흔한 스톡 옵션 한 주 받은 적이 없다. 명예회장실조차 손수 지은 강남의 포스코센터에서 멀리 떨어진 강북의 한 건물에 세 들어 있다. 박 회장에게 보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치사대로 "한국에 봉사하고 또 봉사하는 것, 그것이 귀하의 삶에 끊임없는 지상 명령"(12쪽)이었는지 모른다. 이 책은 실로 "나는 나라를 사랑했고, 나라에 나를 바쳤어"라고 감히 말할 자격이 있는-우리 주위에 몇 안 되는-인물의 평전이다. 그는 회갑연을 받아도 좋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산업화의 역사와 민주화의 현실이 충돌하는 시대이기에 "독재의 사슬도 기억케 하고, 빈곤의 사슬도 기억케 하라"(843쪽) 박 회장의 외침이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다가온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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