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성주군 다문화가정의 삶 ▷2회 베트남과 한국 ▷3회 일본과 한국 ▷4회 중국과 한국 ▷5회 캄보디아와 한국 ▶6회 필리핀과 한국   엘로위나(32)씨와 미루나(38)씨는 필리핀에서 7년전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들이다.   시집오기 전까지 만난 적이 없던 두 사람은 수륜면사무소 한글수업에 단짝 친구로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수업을 받는다.   엘로위나씨는 7살, 6살된 연년생 아들이 미루나씨에겐 7살된 아들이 하나 있다.   수륜면에서 남편과 함께 양봉과 고사리, 고추, 깨, 필리핀 야채농사를 짓는 미루나씨는 올해 한국의 여름이 필리핀의 여름보다 더 덥단다. 겨울에 추위도 힘들지만 필리핀에선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데 비해 이곳은 습하고 바람조차 불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단다.   엘로위나씨는 수륜면에 있는 식품회사에 다닌다. 집안일과 회사, 육아까지 여느 주부와 다름없이 바쁘게 지낸다.   "남편이 잘 생겼어요. 9살 나이차가 있지만 만나자마자 제가 반했죠. 피부도 깨끗하고 마음씨도 착해요.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만약 멋있지 않았다면 그냥 인사만 하고 나올 생각이었어요"라며 엘로위나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밝게 웃었다.   미루나씨는 "저도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친정식구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결정해서 남편과 결혼했어요"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미루나씨는 남편과 14살의 나이차가 있지만 남편의 요리솜씨에 반해 결혼을 마음먹을 정도로 남편이 요리를 잘한단다. "남편이 식당을 해선지 요리를 잘해요. 반찬도 잘 만들고 특히 불고기찜은 정말 맛있어요"라며 "저는 요리를 못하는데 남편이 만든 음식은 다 맛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미루나씨의 친정 어머니는 미싱으로 옷을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 백화점에서 주문받은 옷을 만들어 납품했다.   미루나씨는 오빠와 언니 셋, 여동생이 있는 6남매의 다섯째로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회사에 취직해서 미싱은 한번도 돌려본 적이 없다. 그대신 언니들이 엄마의 솜씨를 이어받아 지금도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단다. 미루나씨의 어머니는 2016년에 돌아가시고 지금은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있다.   엘로위나씨는 언니와 오빠, 남동생까지 4남매의 셋째로 어머니가 7살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엄마처럼 돌보고, 고모도 많은 도움을 줬단다.   엘로위나씨는 처음 시집와서 말이 안 통하다보니 시어머니가 말을 크게 하는 바람에 놀랐단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졌고 누구보다 잘 해주시는데 허리를 다쳐 두달째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했다.   미루나씨도 "처음엔 한국말 배우기가 어려웠어요. 남편은 영어를 하니까 대화가 되지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려면 배워야 하잖아요. 농사와 집안일에 아이 키우기까지 다 힘들어요"라며 웃는다.   엘로위나씨도 "회사일은 조금 힘들고 연년생 아이들 키우는 일이 제일 힘들어요"라며 "남편이 아이들만 봐줘도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필리핀 친구모임에 가끔 참석해서 필리핀 전통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시간이 위로가 된다며 "친구가 없으면 진짜 힘들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미루나씨는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엘로위나씨도 "필리핀 친구들과 함께 영어공부방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본지에서는 다문화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기획 취재를 6회에 걸쳐 마련해 한발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그들은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지역과 함께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 언어를 배우고 생활방식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민들이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과 자치단체의 조언과 지원이 함께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취재2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습니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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