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출신의 이윤기 해외한민족연구소 대표는 남의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한 많은 역사와 현실을 그리며 그 해결책을 모색한 「잊혀진 땅 간도와 연해주」(화산문화, 304쪽, 1만2천원)를 펴냈다.
이 책은 지난 89년부터 16년 간 중국 연변을 비롯해 북경·심양·장춘·하얼빈과 러시아의 모스크바·연해주·사할린, 중앙아시아의 타쉬켄트·알마타·우수토베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한인동포들의 실상을 파악해 현장에서 가슴으로 느낀 피맺힌 사연을 담고 있다.
간도의 조선족과 연해주의 고려인.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한민족이다.
간도 지역 조선족의 역사에는 이주민의 한이 서려 있다. 1860년대 초 조선족의 할아버지들은 봉금령과 월강죄를 무릅쓰고 농토를 찾아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넜으며, 길림·요령·흑룡강성 등 이른바 동북 3성에는 현재 2백만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다.
또한 연해주에는 1863년 함경도 북단의 13가구가 이주한 것을 시작으로 이주민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1937년 스탈린이 연해주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을 때 주민들의 수는 20만명에 달했다.
저자인 이윤기 대표는 『자국민 보호는 국가의 일차적 책무이거늘 이를 소홀히 하는 국가는 그 존재가치가 어디에 있는지에 의문』을 표한 후 『‘힘없는 민족’, ‘무기력한 조국’ 이 두 마디에 모든 원인과 책임이 귀결됨』을 통감하며, 해외 한민족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촉구했다.
아울러 『불우한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고 극복의 강렬한 의지를 펴는 것이 새로운 창조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라며 『그래서 간도와 연해주의 이 이야기를 우리 국민들에게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간도와 연해주는 우리에게 어떤 곳인가」, 「간도와 조선족」, 「연해주와 고려인」, 「사할린에 버려진 한인들」, 「21세기 나라와 민족의 자산-해외한민족」의 총 5장으로 나눠진다.
마지막 장인 제5장 「21세기 나라와 민족의 자산-해외한민족」에서는 해외에는 우리 교포가 중국 2백만명을 비롯해 총 7백만 명이 살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해외교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국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해외진출에 관한 상황치가 활용된다고 밝혔다.
즉 해외교포는 국가의 큰 자산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많이 진출한 수에 비례해 국력 신장을 평가한다는 뜻으로, 이처럼 해외동포는 나라와 민족이 뻗어 가는 데 소중한 존재로 해외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을 주문했다.
한편 저자인 이윤기 해외한민족연구소 대표는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대학 교수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현재 중국 연변대학 명예 교수와 1989년 해외한민족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그 후 16년 동안 오직 간도와 연해주 그리고 중앙아시아 등 해외한민족의 집거지를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주배경과 정착과정, 미래의 삶의 대책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서민혜 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