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뭇잎 길 위에 떨어질 때 내 거친 손은 아로니아 나무 사이로 움직인다 그곳을 비비고 들어가면 아로니아 까만 열매가 맺혀있고 이슬 맞은 열매를 한 움큼 입안에 넣으니 떫은 맛도 아닌 감치는 맛 홀로 흙심에 빠져든다 한 때는 세속의 때 묻은 풍경을 동경하여 혼자 머리띠 동여매고 눈 보다 더 차가운 전쟁 같은 에세이속 주인공이기도 했다 마른 풀잎 텅빈 마음 하늘을 물들이는 구름 한 점 스산한 바람이 가지를 흔들고 작은 벌레가 땅밑을 걸어 다닌다 떨어진 잎 홀로 걸을 수도 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슬퍼하지는 않는다 찬바람 맞은 물방울 창가에 맺혀 꽃 처럼 화려하지 않고 하룻밤 머물다 사라져도 젖은 눈 채 내리지 않는다 세속의 삼독, 때묻은 세월 이를 깨물어 광내고 씻어도 분해되지 않았다 지금은 걸을 수 없고 잠시 머물다 가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일어나 윤회의 그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최종편집:2025-06-16 오후 06:34:23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포스트인스타제보
PDF 지면보기
오늘 주간 월간
출향인소식
제호 : 성주신문주소 :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읍3길 15 사업자등록번호 : 510-81-11658 등록(발행)일자 : 2002년 1월 4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고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45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성고e-mail : sjnews1@naver.com
Tel : 054-933-5675 팩스 : 054-933-3161
Copyright 성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