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면서 공부도 함께 병행하는 주부들의 모습을 볼 때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더욱 더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머니로, 아내로, 자식으로 일인 다역의 역할을 해내며 만학의 대열에 합류한 성주읍 백은숙(38)씨.
백 씨가 현재 재학중인 곳은 경주 서라벌대학 장례지도과로 전국의 4곳, 경북의 1곳 중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학과이다.
5년간 수입품 가게를 운영하다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에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간병사와 장례지도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장례지도사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처음 시작할 때 여가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며 주위의 반응이 가히 좋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백 씨는 『장례에 관련된 모든 일은 현재 남자가 하고 있는 상황으로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굳은 결심을 하게됐다』고 전했다.
현재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총 51명으로 그중 단 3명만이 여성이며, 대부분 업계 종사자 또는 정규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이라고.
지난해 농기계 사고로 다치신 아버지를 모시며 일주일에 3번 경주까지 통학을 하며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백 씨는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라 몸이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짜증은커녕 도리어 웃게 된다』며 『1학기가 끝날 무렵인 지금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장례지도과 김영태 전임교수는 『백은숙 씨는 성주 장례문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가정주부로서 큰 각오를 가지고 공부하는 만큼 졸업 후에는 장례업계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졸업 후 태어나고 자란 곳인 성주에서 배운 것을 펼쳐 보고 싶다』고 말하는 백 씨는 『처음 시작 할 때 가장 큰 반대를 했던 남편이 이제는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며 남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나태해지기 쉬운 가정주부들에게 『배움 속에 길이 있다』며 『자녀들 앞에서 보여지는 부모의 공부하는 모습은 자녀교육에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 씨는 한전성주지점에 근무하는 허기수 씨와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박해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