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이 창조한 만물의 영장
이목구비 갖추어진 인간이라고
자부하고 뽐내는 어리석음이
어쩐지 가소롭고 부끄럽기만 하네
무심결에 날아든 하찮은 바람이
강인하고 아름다운 어머님 몸속에
살며시 스며들은 불청한 손님이
한평생을 고난으로 이끌어 가네
한쪽 눈 흐리어져 아른거리는 자식 얼굴
한쪽 코 막히어 반숨쉬는 허파 속
한쪽 혀 한쪽 입술 비뚤어져 말못하고
한쪽 팔 오그라져 왼술 뜨시고
한쪽 다리 오그라져 평생을 누워 지나네
한쪽 팔 노저으며면 한쪽다리 삿대로다
엉덩이 볼기짝에 기저귀로 둘러치니
어느덧 나도 몰래 똥, 오줌 흘러 내려
온 몸에 도배하여 황금빛 감싸주네
그 향기 못내 겹네 나의 코가 없었으면
기저귀 감싸쥐고 갯가로 들쳐 나네
시냇물 얼어붙어 방망이로 구멍 뚫고
한 손으로 기저귀 잡고 방망이로 후려치니
얼어붙은 기저귀 며느리손 얼게 하네
한서리 두서리 어느덧 열서리(십개성상)
어머님의 가슴속은 오죽하리요
이 자식 마음 속도 어찌하리고
대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그 은혜 어디 가고
앙상한 몸, 무정한 마음만 안은 채
나 몰라라 멀어져간 정성의 손길이
하늘로 날았느냐 바다로 들었는지
헤아릴 수 없이 한이 없는 그 미덕
바늘로 재를 치듯
모래사장 구덩이에 종재기로 물 채우듯
헤아려도 헤아려도 아무리 헤아려도
한이 없는 어머님의 그 넓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