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후 폐공장이 늘면서 버려진 땅이었던 포블레노우 산업단지가 정부·기업·대학·주민 등 4개 기관 협업을 통해 살기좋은 친환경 도시로 재탄생 현 정부가 2018년 3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스페인 포블레노우`와 `미국 시애틀 아마존 캠퍼스`, `독일 베를린 팩토리`를 도시재생 벤치마킹 사례로 꼽은 바 있다. 2022년까지 전국 250개 지역을 `한국판 포블레노우`, `한국판 아마존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포블레노우는 우뚝 서 있는 굴뚝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18~19세기 이곳이 공장 밀집지역이며,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곳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곳곳의 굴뚝들은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고 있다. 앞서 3편에 소개한 전주 팔복예술공장도 입구에 굴뚝이 서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르셀로나 동남부에 위치하며 바다와 인접한 포블레노우는 1880년대부터 섬유산업이 크게 번창해 100년 이상 스페인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이자 경제의 핵심지였다. 그러나 1963~1990년의 탈산업화 바람에 휩쓸려 1천300여개가 넘는 공장이 문을 닫으며 포블레노우 산업단지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전까지 포블레노우 지역은 사실상 버려진 땅이었지만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신도시로 재탄생하게 된다. ▶ `22@` 프로젝트 가동으로 변화를 바르셀로나시와 스페인 정부는 폐허가 된 포블레노우 산업단지를 되살리기 위해 2000년도 들면서 도시혁신계획인 `22@바르셀로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바이오, 에너지, 디자인 등 5대 첨단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기존 도시에 기업, 대학, 연구센터, 주거, 녹지 등을 결합한 도시모델로 환경을 개선한 것. 22@는 도시재생사업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며, 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델이기도 하다. 면적의 67%가 재배치되면서 약 200ha(약 60만5천평)의 규모에 주택 건설, 녹지공간 조성, 신규 도시시설 설치, 신규 일자리 창출, 도시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완전히 새로운 도시로 변화했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인재가 몰려들자 기업도 자연스럽게 포블레노우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글로벌 IT기업인 애플과 야후 등을 포함해 예술학교, 엔지니어학교 등 입주기업이 1만여개로 급증했다. 아마존도 인공지능(AI) 관련 사옥을 포블레노우에 짓고 있다. 2000년 이후 9만5천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근로자수도 9만명을 넘어섰다. ▶ `new22@committee`로 재도약 2000년에 시작된 22@ 이후 20년이 지났다. 바르셀로나는 새 프로젝트명 `new22@committee`로 포블레노우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재생에 나섰다. `까 알리에르`란 도시혁신센터 건물도 신축했다. 도시재생에 관한 모든 업무가 까 알리에르에서 이뤄지며, 입구에는 `과거의 건물로 도시 미래를 건설한다`는 슬로건이 걸려있다. 바르셀로나 시청 공무원이자 까 알리에르 관리를 맡고 있는 도시재생 프로젝트 팀장 David Martinez(사진)씨는 "2000년에 시작한 22@프로젝트가 2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그동안의 사업 진행과정에 대한 검토 및 평가와 함께 세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new22@committee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new22@committee는 두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녹지 조성 및 더 많은 주거공간 확보이며, 두 번째는 신생기업 유치이다. 특히 예술문화 관련 기업이나 친환경기업 유치에 중점을 둔다. David Martinez씨는 "새로운 도시재생을 위해 정부기관, 대학, 기업, 거주민 대표 등 4개 기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만 2년이 걸렸으며, 협약에 이르기까지 1천여명이 참여하고, 법안 처리에 1년반이 걸렸다. 이 도시재생센터 건물은 그 상징적인 장소로 설립됐다"고 사업 추진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사업 주체는 바르셀로나市이지만 4개 기관이 실질적인 운영을 하며 협업해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정부(기업지원 기능)·기업(산업생산 기능)·대학(연구개발 기능) 등 3자 구도에 거주민 대표를 포함한 4개 기관이 상호 협조체제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및 고용창출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 산업과 주거지역의 균형적 발전 포블레노우의 도시재생이 가장 주목받고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는 전문가들과 지역주민들간의 적극적인 네트워크,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부작용 없는 사업 추진과정이다. 기존 주민들이 지역내 주체로 동참해 사회적 통합과 정체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new22@committee는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있다. 22@는 기업(90%)과 주거(10%) 비중이 많은 차이를 보이며 건축물의 재생에 중점을 두었다면, new22@는 기업(70%)과 주거(30%)의 재편으로 산업과 주거생활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David씨는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성공요인의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 민간에 개발권을 주고 건축물을 높일 수 있도록 용적률을 완화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재생에 있어 소규모 지역은 빠르게 계획하고 실행해 주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규모 주거재생사업에서는 지자체가 사업지역을 선정하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면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도시재생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 포블레노우 도시재생의 의미 결국, 도시재생은 일회성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않아야한다. 지역 대표자에 의해서 의사가 결정되거나 `동원`이라 일컬어지는 관 주도의 형식적인 민관협의체가 아닌, 자발적인 주민 참여로 새로운 개념의 도시혁신을 이뤄낸 포블레노우의 도시재생은 그래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최성고 발행인 / 신영숙 기자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습니다.
최종편집:2024-05-14 오전 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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