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통치하던 이스라엘에 갑자기 기근이 몰아쳤다. 만 3년이 넘도록 기근이 계속되자 다윗은 견디다 못해 기근의 원인을 알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사울 왕이 기브온 백성을 아무 이유 없이 학살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을 정복할 당시에 이 기브온 백성들과 화친조약을 맺은 적이 있었다. 기브온 백성들을 이스라엘에서 쫓아내지 아니하고 그들을 죽이지도 아니하겠다고 하는 약속을 했다. 그 화친조약 덕분에 기브온 백성들은 수백년 동안 별 걱정 없이 잘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사울이 왕이 되고 나서 그 평화로운 분위기가 깨어졌다. 그가 아무 이유 없이 기브온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 화친조약을 함부로 깨뜨린 결과 이스라엘에 큰 기근이 몰아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 이유를 알게 된 다윗은 기브온 백성들 중의 대표 몇 명을 불러 "어떻게 하면 당신들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겠는가?"하고 물었다. 그때 기브온 대표자들은 "사울의 자손 중에서 아들 일곱 사람을 선택하여 제물로 내주시면, 우리가 그들을 나무에 달아 죽임으로써 맺힌 원한을 풀 수 있겠습니다"라고 했다. 다윗이 이 협상조건을 수락하고는 사울의 아들 중에서 일곱 사람을 골라 그들에게 내주었다.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이 이 일곱 아들을 사울의 고향인 기브아에 있는 어느 동산의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 그래서 그들은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던 원한을 풀 수 있었다. 그런데 사울의 일곱 아들이 나무에 달려 죽은 후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사울 때문에 비참하게 두 아들을 잃어버린 어떤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의 이름 리스바는 아들이 사형을 당했던 언덕에 올라가서 천막을 치고 아들의 시체를 지키는 일을 했다. 낮에는 새들이 그 시체를 해하지 못하게 막았고, 밤에는 짐승들이 달려들까봐 뜬눈으로 밤을 지세웠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 동안 아들의 시체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 이 리스바 여인의 사건은 구약에서 가장 비극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보여주는 애절한 한 토막의 이야기이다. 그 아들의 시체는 6개월 동안 나무에 달려 있었다. 그러니 그 시체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다 부패해서 뼈만 남았을 것이다. 얼마나 비참한 장면인가? 그것을 두 아들의 어머니인 리스바가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리스바 여인의 이야기는 곧 널리 퍼지게 되고, 이 슬픈 어머니의 이야기는 온 이스라엘 백성들을 감동시켰다. 다윗 왕도 이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한 나머지 이 여인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무엇인가 위로해줄 방법을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은 사울 왕 부자와 나무에 달려 죽은 일곱 아들의 유골을 거두어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게 한 것이다. 한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이 결국 아들의 죽음을 욕되지 않게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리스바 여인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 정말 눈물겹다. 이 세상에서 어머니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어머니의 사랑만이 지닌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의 고통을 자기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사랑이다. 리스바 여인은 아들의 수치와 고통을 같이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어머니였다. 이 리스바 여인의 이야기를 소제로 하여 루드야드 커플링이라는 시인이 쓴 시가 있다. "만일 내가 가장 높은 언덕 위에서/ 목이 매달려 죽는다면/ 어머니, 오! 나의 어머니/ 마지막까지 변함없이/ 나를 사랑할 자 누구인지/ 내가 압니다. 오! 어머니, 나의 어머니." 이 짤막한 시구가 노래하는 것처럼 모정 가운데 가장 강한 일면은 바로 자녀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다. 모정은 강하고 위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 강한 모정이 오늘날 점점 상실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기주의에 사로잡혀서 자식을 돌보지 않는 여인들을 볼 수 있다. 자식의 수치와 실패 앞에서 그것이 자기의 체면을 깎는 일이라 생각하고 매정하게 등을 돌리는 어머니도 있다. 어머니의 사랑이 결여된 곳에서 사회의 문제가 싹튼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녀의 실패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자녀의 무능력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다. 자녀의 고통을 기쁨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줄 아는가? 그것은 리스바와 같이 자녀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만이 갖는 힘, 이 위대한 힘을 우리는 회복해야 한다. "아빠는 기계를 만들지만 엄마는 인물을 만든다." 그러니까 어머니의 존재,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오! 위대한 어머니의 사랑. 나의 간절한 희망이라면 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최종편집:2024-05-16 오후 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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