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한 길만 걸어온 복진화 부면장은 35년동안 군민의 눈과 귀가 되어 소통행정을 펼쳤다. 인터뷰 내내 한 일이 많지 않다고 멋쩍게 웃다가도 마지막 답변을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졌다. 성주군에 우직한 발자취를 남긴 부면장의 소신과 이야기를 들어본다.
▣간단한 자기소개 및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향은 성주군 월항면이고, 59년생이다.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있고 대가부면장으로 다음주쯤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공직생활을 이리 오래 할 줄 몰랐는데 벌써 38년째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직업 특성상 안정적이라 어머님이 공무원을 추천해주셨다. 그때는 경북에 농업직 채용이 없어 경기도에 가서 시험을 쳤다.
▣재직기간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웠던 일이 있다면?
1988년도 벽진면에서 근무할 때 소재지 정비사업이 기억에 남는다. 도로를 만들고 길목들을 정비하면서 가시적인 변화가 눈에 보이니까 아직도 생각이 난다. 덕분에 승진도 하고.
아쉽긴보다 속상했던 일은 군청 산업과(現농정과)에 있을 때 농기계 보조사업을 진행했다. 그 때 농민들과 업체가 보조금을 부당하게 챙긴 일로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약력을 살펴보면 농정 관련 업무가 많았는데 성주의 농업을 평가하신다면?
성주는 농가소득도 높지만 참외유통을 포함해 농업 지원이 굉장히 많다. 시설분야도 많이 개선됐다. 이렇게 지원이 많은데도 농민들이 과한 요구를 할 땐 좀 안타깝다. 그리고 참외 말고 다른 작물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
▣공직생활 중 많은 상을 수상하셨다. 가장 뿌듯했던 상을 꼽으신다면?
2010년도 받았던 농촌활력증진 관련 장관상이 가장 뿌듯했다. 지자체별 평가사업으로 농촌지원도, 농민의 만족도 등을 조사해 받은 최우수상이라 남달랐다.
▣대가부면장으로서 정년퇴임을 하시는데 대가면만의 자랑거리를 소개해주십시오.
제일 으뜸인 건 주민들의 성향이 온순하다.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따듯한 사람들이라 근무하는데 별 탈없이 좋았다. 마지막에 대가만의 음악회를 열어 사회를 봤는데 뜻깊은 기억을 안고간다. 면장님 오시고 첫 시도였는데 적적했던 소재지에 연말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약 3년동안 같이 일한 대가면사무소 임직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면장님도 정년퇴임을 앞뒀는데 마지막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배려해줘 고마운 마음이다. 직원들도 숨겼을지 모르지만 불만 한번 말하지 않아 참 고마웠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40년 넘게 몸 담았던 공직생활을 마감하시는 소회와 퇴임 후 계획하신 일이 있다면?
섭섭한 마음은 없고 시원하다. 개인적으로는 좋았지만 남들은 같은 직장에서 뭘 그렇게 오래있냐고 말하기도 한다. 다음 주엔 어떨지 모르겠다. 이젠 점심을 나 혼자 먹을테니 그 땐 그만뒀다는 걸 실감할 거 같다. 내년부터는 월항에서 참외 농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논, 땅 등 사전 준비를 끝내면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이다.
▣주로 여가시간은 무엇을 하며 보내시는지?
크게 취미라고 할 건 없다.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 것이 유일하다. 나한테는 생활이 환기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부면장님만의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몸이 아프지 않은 이상 `성실하자`를 가장 염두해 두고 있다. 뻔한 말이라도 정말 지키기 힘들다. 자식들한테도 항상 말하지만 본인의 자리에서 뭐든지 성실히 한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진 않을 것이다.
▣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35년을 군민 여러분들과 함께했었다. 공무원으로 들어와서 군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는데 더 원하는 행정이 있다면 다음 후배들이 이뤄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공무원들을 많이 응원해주길 바란다. 그동안 참 많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