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경북도 농장명장이 성주에서 배출됐다. 농업분야 최고 권위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수륜면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김진석 명장이 그 주인공이다. 공판장에서 농작물을 경매하던 시절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에 온라인 직거래로 눈을 돌렸고, 소비자의 니즈 파악에 몰두해 간편화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진정한 영농사업가로서의 삶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고자 한다.
▣ 자기소개 및 경성표고버섯농장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향은 경북 군위군이고 현재는 수륜면에 거주하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가업을 물려받아 25년동안 영농에 몸 담고 있다. 현재 수륜면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며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성표고버섯농장은 3대에 걸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전통방식의 표고버섯을 생산한다. 또한 6차산업으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 중이며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농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 및 다른 농장과의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가업을 이어받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표고버섯 재배를 익힐 수 있는 환경이었다. 상품디자인 쪽의 일을 하는 도중 건강에 이상이 생겨 본가로 내려온 뒤 자연스럽게 표고에 발을 담갔다.
우리 농장은 철저히 전통방식으로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스마트팜이나 수경재배 등 다른 방식의 농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여기는 참나무에 종균을 접종하고 배양시켜 표고를 수확한다.
▣ 영농에 몸 담으면서 보람됐던 일과 아쉬웠던 일은?
아무래도 작년에 농업명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게 가장 명예스러웠다. 인정받기 위해 영농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의 희로애락이 스쳐지나갔다.
아쉬운 점은 수확을 빠르게 하고 많은 양을 바란다는 농업인의 마음가짐이다. 농업은 농부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다는 소신이 있는데 쉽게만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농사를 오래한 우리 같은 사람들은 속상하다. 각종 재배나 수확 방법들이 많이 나오지만 속도나 편안함만 추구해선 안될 일이다.
▣ 6차산업을 이끌고 있는 선도자로서 앞으로 지역농업이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한다면?
이제는 농산물만 파는 것이 아닌 지역과 공간까지 함께 팔아야 한다. 오로지 제품만 사고 판다는 1차원적 사고에서 벗어나 주변 경관을 즐기며 지역의 특수성이 녹아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도시사람들이 농촌지역에 기대하는 점을 잘 이용해 시야를 확장해야한다.
▣ 새로운 가공품 개발이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계획하는 일이 있다면?
혼밥족, 핵가족화가 이제는 일반적이다. 그래서 그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과립화된 상태의 표고분말을 개발했다. 4~5가지의 종류인데 소금, 된장국분말 등 표고를 넣은 간편 제품이 이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건 해외에 사는 교민들을 타겟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쉽게 먹을 수 있게 표고장조림 등 완제품 개발을 생각하고 있다. 일상생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
내가 키운 새끼들은 내가 가장 사랑해줘야 한다. 그리고 사랑받도록 하는 것이 임무다. 그것에 충실하고자 한다.
▣ 2007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주민들을 위해 버섯재배 기술을 전수하는 등 창업인 육성과 봉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나 봉사계기가 있다면?
2007년 말에 미국NGO구호단체에서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이 왔다. 표고농장을 차려서 북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식량 보급을 해결하기 위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통일부에 허락을 받고 북한에 들어가 농장을 건립했다. 진귀한 경험에 얼떨떨했다. 몇 번을 민간차원으로 북한에 가 교류를 이어갔다.
창업인 육성은 후계자를 찾기 위함이다. 굳이 아들이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 우리와 뜻이 맞으면 물려줄 생각이다. 봉사는 성주에 귀농해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절대 거창한 이유가 아니다.
▣ 표고버섯이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유를 꼽는다면?
가격 면에서 사실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고품질 프리미엄을 붙여 질적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좋은 품질의 표고버섯을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포장지의 문제도 크다. `참나무박차고`란 브랜드를 런칭해 포장에 공을 많이 들여 해외에 수출하니 반응이 왔다. 해외는 확실히 국가력의 싸움이다. 한국제품이라 질적으로 신뢰가 있고 포장지까지 이쁘니 금상첨화였다.
▣ 작년에 상을 많이 받았다. 특히 권위있는 농업명장을 수상한 소감은?
꿋꿋하게 오직 한 길만 걸어왔다는 자부심이 크다. 앞으로도 후계양성으로 전통방법의 수확을 지켜야한다고 다짐했다. 원천적인 농업법이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뻤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
▣ 회장님만의 영농 철학과 인생 좌우명이 있다면?
농사꾼이 아닌 농업인, 장사꾼이 아닌 사업가가 돼야한다. 나의 영농 철칙은 소신을 가지고 넓고 길게 보는 것이다. 내 농산물의 가치는 내가 올리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내 인생의 가치는 오로지 나만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영농을 생각하는 창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멘토, 멘티의 관계로 우리 농장에도 많은 영농창업인들이 방문한다. 하지만 대부분 나를 보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가 궁금한 것이 아닌 언제 성공하느냐가 중요한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당장을 보면 안된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