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동이 났다. 가장 먼저 판매 및 구매 규제가 들어간 것은 마스크였다. 약국 문은 불안감에 휩싸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공적 마스크 판매에 앞장선 약사들은 물량 보급에 진땀을 흘렸다.   쉼없이 달려온 4개월여동안 민원성 항의에 시달리면서도 사명감으로 군민의 건강지킴이를 자처한 약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그들의 직업정신과 삶에 대해 들어본다. ▣ 자기소개 및 성주군약사회의 소개를 해주신다면? 성주군약사회는 군민들의 보다 나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는 단체로써 성주의 모든 약사들이 거의 가입돼있다. 대선배님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감사로 일을 하고 있다. 약사를 업으로 삼은 건 40여년이 되었지만, 성주에서는 2011년에 일을 시작했다. ▣ 약사로써 보람됐던 일과 힘들었던 일은? 보람된 순간은 믿고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느낀다. 성주 군민들의 의리는 정말 최고다. 약국이 멀리 있거나 걷는데 무릎이 아파도 항상 방문하는 약국을 찾아 문진을 받고 약을 타간다. 질병 치유는 물론 적절한 약을 권유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게 되면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현재는 조정이 잘돼서 괜찮지만 예전 자유경쟁 체제에서 가격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겼다. 그 당시 좌절감도 많이 느끼고 힘들었다. ▣ 코로나19로 마스크 5부제, 마스크대란, 마스크품귀현상 등이 일어나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이번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들었지만 하나 건진 것은 국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다. 위기에 강한 것인지는 몰라도 혼란스러운 시국에 굳건하게 버텨준 거 같다.   처음 마스크대란이 일어나고 우리 약사들도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때는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불법체류 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주지 못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린다. 그것이 유일하게 가슴 아프다. 그 당시엔 정해진 규정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에 얽매여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남은 마스크나 내 마스크라도 줬어야 했는데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소강상태에 들어갔으니 5부제가 아닌 일주일에 한 번 필요할 때 와서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되면 좋겠다. ▣ 군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조언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우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이라고 할 수 있다. 보조식품도 좋지만 과용해선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소리없는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는 올바른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덧붙여 정신과 마음의 건강도 함께 가꾸면 좋겠다. ▣ 약사가 지녀야 할 자질을 바탕으로 이 분야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비교적 많은 경우가 직업을 생계수단으로 선택하지만 약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고 관여하기에 보다 숭고한 소명의식과 희생정신을 지녀야 한다. 나도 약사를 업으로 삼았던 계기가 부모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병고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무게를 덜어주고 싶었다. ▣ 본업 이외에도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활동이 있는지? 봉사라고 말하기도 뭐하지만 나보다는 아내가 먼저 결손아동들과 다문화가정을 돌봤다. 몇 십년 전만 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아동센터나 복지서비스가 잘 돼있지만 그땐 그런 시스템이 전무했다. 밤 늦게까지 떠돌아 다니거나 굶은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해당 가정과 지역에 동의를 받고서 애들을 데려왔다. 나중에는 20명이 넘는 아이들을 케어하다보니 장소가 좁아 방이 많이 있는 다가구 연립주택을 샀다. 지금은 다들 장성해서 한 번씩 오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다문화가정은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아이와 부인을 쫒아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게 도망쳐 나오면 경찰서에 신고가 되고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연락이 왔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을 함께 살았다. 우리가 한 일은 별로 없다. 단지 집사람이 적극적인 실행파라 나는 따라가고 장소만 제공했다. 신념에 따라 움직였을 뿐 칭찬 받을 일이 아니다. ▣ 여가시간에 주로하는 취미생활이나 관심 가는 분야가 있다면? 너무 많아서 탈이다. 손으로 하는 것은 다 좋아하고 관심 있다. 음악도 즐겨 듣다보니 클래식 기타 연주와 제작에 취미가 있다. 플룻과 기타를 연주하며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아마 약사를 하지 않았다면 예체능 쪽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은 무선조종 비행기에 빠져서 그쪽으로 치우쳐 있지만 음악과 그림은 항상 곁에 두고자 한다. ▣ 약사님만의 가치관이나 직업정신에 대해 한말씀. 가치관이라 함은 나를 표현하는 마음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신앙관과 직결돼있다. 이에 외적, 내적 가치관을 항상 `사랑`에 두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다.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적인 삶이야 말로 인생의 목표이자 나의 직업정신이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다분히 노력할 것이다. ▣ 코로나19라는 힘든 상황에 직면해있는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에서 권유하는 사항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됐다. 지금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사료된다. 마스크, 손씻기 등 생활기본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 그것이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일이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왔고 고생 많으셨다. 이로써 다시 한 번 사회적 공동체 안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군민들의 건강을 위해 약국을 든든히 지키고 있겠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드린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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