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오고
달은 구름에 가려 없다
어릴 적
높게만 보였던
앞산이
눈높이에
포근한 능선을 그린다
비 그치고
아른한 안갯속에
소쩍
소쩍
솟쩍.....
어미 소쩍새는
온종일 비를 맞았겠지
비가림 안되는 집도
집일까?
소쩍은 슬픔이다
이유 없는 슬픔이
소쩍
소쩍 솟쩍이다
비 때문에 굶고 있겠지
달빛도 없는
안개 어둠 속에서
먹이는 구할 수 있을까
칠흑같은 어둠 아래서도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도
여름밤
맑고 밝은
달빛 아래서도
소쩍
소쩍 솟쩍은
울음이 한결같다
허기는 채웠을까?
여름밤
내게
소쩍은 슬픔이다
가난한 슬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