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자 박홍규는 셰익스피어가 미국 대통령 부시만큼이나 싫다고 한다. 왜하필 부시만큼이냐면 두 사람 사이에 400년이 넘는 시간 차이가 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고 호시탐탐 북한마저 노리고 있는 부시의 모습에서 셰익스피어의 망령이 보이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를 통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타난 '근대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이 오리엔탈리즘적 차별과 멸시로 가득차 있음을 지적하고, 제국주의적 침략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작품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박홍규 박홍규는 영남대와 일본 오사카 시립대에서 법학을 공부하였으며, 현재 영남대 법대 교수로 있다. 그는 ‘한국아나키즘학회’의 회장을 지냈으며, 김성국(부산대 사회학과 교수) 등과 공저로 1996년에 "아나키, 환경, 공동체"라는 아나키즘 책을 낸 바 있다. 그는 현대 아나키스트 푸코(감시와 처벌, 일리히(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병원이 병을 만든다 등) 등의 주요 저술을 소개하였고, 특히 현대의 주요 아나키스트들의 평전(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조지 오웰: 자유_자연_반권력의 정신,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카뮈를 위한 변명,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등)을 많이 썼다. 그리고 전공인 노동법 관련 교과서 외에도 그들이 헌법을 죽였다, 법은 무죄인가 등의 법 관련 책들을 썼으며, 내 친구 빈센트,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베토벤 평전 등 예술가들의 평전을 썼다. ---------------------------------------------- 독자리뷰 ---------------------------------------------- 강의가 곧 저작이 되는 것에 대한 부러움 [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를 읽다가 문득 떠오른 채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일명 얼치기 '박홍규論' ] 박홍규 교수에 대한 두 가지 느낌이 있다. 하나는 그의 깊고 넓은 인문적 소양과 그칠 줄 모르는 학구열·창작열에 대한 존경심이며, 다른 하나는 그의 열정이 매번 메아리 없는 아우성에 머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은 늘 안타까움 쪽에 치우쳐 있는 편이다. 하여 더러 그의 책을 읽다보면 공연히 상념에 젖곤 한다. 박 교수의 학문적 열정과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는 이미 학계와 출판계에 정평이 나있는 터다. 에드워드 W. 사이드의 과 (최근간), 토머스 페인의 등은 박 교수의 학문적 열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책들이라 할 수 있다. 노동법을 전공한 법학자인 박 교수는 전공과 관련해서도 꾸준한 연구활동으로 다양한 저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전공 외적인 분야, 즉 철학과 예술에 대한 왕성한 번역과 창작활동을 통해 확인된다. 그의 손을 거쳐 우리 곁에 다가온 예술가 혹은 사상가로는 고흐와 고야 등의 화가를 비롯해서 카프카, 카뮈, 조지 오웰, 셰익스피어 등의 문학가와 몽테뉴, 에리히 프롬, 미셀 푸코, 머레이 북친 등이 있다. 하나같이 시대와 학문적 스펙트럼을 달리 하는 인물들이라 하겠다. 이쯤 되면 그의 학문과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 창작열은 가히 전(全)방위적이며, 수준 또한 시쳇말로 "물이 올랐다"고 해야 할 듯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우리 학계에서 보기 드문 '진정한 인문학자' 혹은 '진정한 르네상스인'이라는 찬사가 따라 붙기도 한다. 나 역시 그에 기꺼이 동의하는 바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그의 학문적, 예술적 열정과 수고가 우리 사회의 척박한 인문학적 지형과 빈약한 출판환경 탓에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은커녕 별반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계의 비판과 적의 표출에도 불구하고 TV와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대중의 지지와 인기를 얻고있는 도올 김용옥에 비하면, 오로지 '글'로만 승부하는 박 교수는 학계는 물론 대중으로부터도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새삼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 - 특히, 인문학 서적을 - 거의 읽지 않는다'라는 캐캐묵은 얘기를 되새길 생각은 없다. 그가 애초 일반 대중의 열렬한 반응이나 대단한 환호를 염두에 두고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뭔가. 그가 그토록 안 읽히는 인문학 서적 저술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그 정도의 노력으로 대중적인 처세술 책 몇 권 낸다면 부와 명예는 물론 인기까지도 동시에 낡아 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추측컨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우선 그는 현실의 문제에 개입할 적극적 의지를 가진 전형적인 진보적 지식인이다. 하여 그는 책의 서문에서 '나는 제국주의자인 부시와 셰익스피어가 모두 싫다'라고 거침없이 외치기도 한다. 한편 그는 가장 보수적인 논리의 집합체인 '법'을 연구하는 법학자이기도 하다. 진보적 지식인과 보수성의 상징인 법을 연구하는 법학자. 두 개의 어울리지 않는 정체성을 열정과 노력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바로 그가 학문에 정진하는 주된 동인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그가 자신의 다양한 저작들 속에서 끊임없이 좌충우돌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로 보이기도 한다. 그의 저작을 읽다보면 대단히 뛰어난 탁견들 사이에 간혹 논리의 비약이나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가령, 어떤 강렬한 주장을 펴다가도 느닷없이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이다'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그게 바로 박 교수의 한계이자 발전가능성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계는 그의 몫이지만 발전은 단지 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다. 그와 사회와의 끝없는 상호작용, 그것이 곧 그의 발전을 견인하는 힘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박 교수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 주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에는 박 교수의 흔들리는 자의식과 자기완결성이 결여된 불안정한 논리를 바로 잡아 줄 눈밝은 독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학문적 열정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성실성을 가진 데다 필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런 그가 당대를 대표하는 석학은커녕 빼어난 저작이라고 보기엔 2% 정도의 함량 부족이 엿보이는 고만고만한 책들을 끝없이 자기 복제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것은 곧 능력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비평문화의 결핍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대문호 셰익스피어를 제국주의자라고 단정하는 그의 논리는 얼마나 당돌하고 논쟁적인가. 그런데도 우리 영문학계는 요지부동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체 무시인가, 무심인가, 아니면 무식하기 때문인가. 내가 보기엔 명백한 직무유기다. 위대한 석학의 탄생은 사회전반에서 학문적 풍토가 조성되고 다양한 저작들에 대한 건강한 비평문화가 형성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그걸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로 보인다. 앞서 눈 밝은 독자라 했는데, 그것은 일차적으로 대학교수로 대변되는 지식인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이 박 교수의 수고에 좀더 적극적인 비판과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준다면 그는 분명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강의가 고스란히 저작이 되고, 저작이 다시 강의자료로 활용되는 풍토. 서구 학자들의 저작들을 읽다보면 단지 강의내용이었던 것을 책으로 역은 경우를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그저 부럽기 만하다. 그대로 정리하면 훌륭한 저작물이 되는 수준 높은 강의, 그런 강의를 들으며 학문적 소양을 쌓아 가는 서구의 학생들과 그들로부터 존경받는 훌륭한 교수... 강의 부담 때문에 연구할 시간이 없고, 연구하느라 강의준비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동어반복의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2, 30년 동안 단 한 권의 저작도 없이 강단에 버티고 있는 우리 대학사회의 교수들을 생각해 본다. 그에 비하면, 솔직히 그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결례이겠지만. 전공은 물론 그 외 다양한 인문학 분야의 저작들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는 박홍규 교수의 학문적 열정에 다시 한 번 깊이 고개숙여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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