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그리운 정으로
영원하다
사람은 고향을 버려도
고향은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시절 따라
지형과 지세는 변하여도
고향집에서
아들이 아들 낳고
손자가 손자 낳는 한에
고향은 고향 그대로
변함이 없었다
그러던 고향이
새 문화라는 괴물로
온통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 훈훈한 인정
초가집이 사라지고
그 정다운 친구들도
다 잃어버리다
두툼한 초가집 지붕에
평화의 보금자리 차렸던
참새는 어디 갔는가
초가집 지붕 위에
보름달 같이 둥근 박은
어디로 가서 앉아 있는가
초가집을 쫓아내고
대신 들어 앉은 시멘트 양옥집
아무리 보아도
인정을 찾을 길 없다
밤이면 낮같이 밝은 전등불
도시인의 냉정처럼
차겁기만 하다
시골 고향집
초가집 호롱불 밑에서
주경야독 공부하여
입신양명하여도
고향 그리는 정
삼십년 사십년 세월에도
변함 없는데
고향의 모습과 인정만이
이토록 변하고
말았는가
애절한 향수를 가지고
고향 찾아가도
고향을 못 보는 설움보다
이 아름다운 향수를
그대로 간직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