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의 농산물 가공품 생산 및 농가 활성화를 위해 건립된 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이하 가공센터)가 지역업체가 아닌 강원도 소재 가공업체인 (주)과자의성에 참외빵 관련 제품개발용역을 맡긴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5월 성주군농업기술센터(이하 기술센터)는 지역농산물의 가공 활성화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과 농업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15억(국비50%, 군비50%)의 사업비가 투입된 가공센터를 개소했다.
가공센터 내에는 가공식품 연구개발 및 표준화를 위한 63대의 가공장비가 구비돼 있으며, 품목제조 보고에 따라 현재 가야산오미자청, 노루궁뎅이버섯즙, 참외분말 등 29개 품목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식약청의 권고로 제조 및 판매허가에 필요한 해썹(HACCP) 인증을 완료한 품목은 과채주스 2종(아로니아즙, 사과주스)이며, 이외 품목은 가공을 한 뒤 유통판매업을 신고한 관내 농가 9곳에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성주참외빵 등 성주특산물로 시판되고 있는 제품은 가공센터 내 대량생산이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제품개발용역을 통해 생산하는 상황을 두고 기술센터와 농산물 가공업체는 현격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관내 가공업체 관계자는 "성주에 제빵 개발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3천400만원을 들여 타지역 가공업체에 참외빵 제품개발을 맡긴 것은 가공센터가 필요없음을 나타낸 처사"라며 "막대한 예산을 들였는데 과연 지역특산물이 얼마나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책임소재를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공센터 관계자는 "당시 시장조사 결과 제조과정, 유통기한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성주엔 제빵 관련 대량생산이 가능한 업체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판매 및 휴게소에 납품이 가능한 식품제조업소가 전무했다"고 말했다.
가공센터 개소 준비가 한창이던 2017년 농업기술센터는 참외가공품 활성화를 위해 관내에서 참외빵을 개발한 `웃음가득찬 별동네 빵야`(이하 빵야)란 업체와 협업으로 참외빵을 생산했으나 시판엔 무산된 바 있다.
빵야 대표는 "당시 빵을 개발하고도 막대한 운영비, 투자비로 인해 상품제조와 납품은 생각도 못했는데 가공장이 설립되는 등 기술센터의 제안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그 당시 식품제조업소로 등록을 마쳤으며, 제빵인증 절차 필요성을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사업이 무산돼 빚만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 관계자는 "해썹(HACCP) 인증은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하고 예산과 시일이 많이 소요된다"며 "제빵 같은 경우는 기계문제와 생산공정 및 과정에 있어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인증절차부터 밟을 순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공센터는 건립 초기부터 부족한 인력문제로 인해 제품개발 및 연구를 용역에 의지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역농산물 가공 및 개발을 위해서는 인력(전문가)공급이 필수적이다.
현재 가공센터는 연구사 1명, 기간제근로자(청소, 장비) 2명이 상주해 있어 사업활성화를 위한 보완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성주농업기술센터는 유일하게 2017년 연구용역으로 비가열농축기술을 이용한 참외당액과 분말과를 출원해 지난해 등록을 마쳤다. 분말과는 스무디 제조 등에 사용하고 있으나 참외당액이 들어간 제품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