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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심
성주발전후원회 회장 |
ⓒ 성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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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더욱이 웰빙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100세를 넘게 사는 게 그다지 특별한 일도 아닐 듯하다. 그만큼 노화가 현저하게 더뎌진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기준과 인식이 사람마다 다른 세상이다 보니, 그로 인한 갈등이 심심치 않게 생긴다.
마땅히 대접받으려는 노인과, 노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쪽의 대립. 과연 어떻게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일견 쉽지 않아 보이는 이런 충돌은 '넛지효과(Nudge Effect)'를 활용해볼 만하다. 넛지효과란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항 화장실을 관리하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충을 효과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유명하다. 남성 소변기 주변에 이용자들이 흘린 소변을 매번 치우는 게 문제였는데, 어느 날부터 소변기 안쪽에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은 것이다. 소변으로 파리를 맞추려는 본능에 이용자들이 한 발 더 다가서게 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청결한 화장실이 됐다는 이야기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지하철역에선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으로의 이용률을 높인 사례도 있다. 계단을 밟을 때마다 피아노 건반 소리가 나게끔 설계해, 계단을 오른 사람의 수만큼 기부액이 적립되는 시스템을 적용한 아이디어이다. 이로 인해 에스컬레이터 혼잡, 국민건강, 기부라는 세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거두게 된 셈이다.
사람은 독립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강요받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소변을 흘리지 마시오'라는 지시 문구보다는 파리 한마리를 그려 넣어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발하는 지혜가 필요한 까닭이다.
자리를 양보하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리를 양보할 가치와 문화가 조성되는 게 우선이다. 그것이 진정한 어른 공경이다. 빼앗듯 자리를 양보 받아서 그 자리가 정말 편할까. 그렇다면 노년세대의 잘못이 크다.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고 밀어 붙이지 말자. 노년기의 최고 장점은 현명한 지혜와 부드러운 인품이다. 만일 누군가 잘못했다면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슬쩍 팔꿈치를 찔러주는 게 현명한 처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