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결속에 박힌 옹이는 디자인의 면에서는 포인트이다. 옹이는 가지가 자라다가 외분의 다른 요인에 의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해서 생긴 흠집이다. 나뭇가지는 제대로 성장했을 때는 훌륭한 무늬결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성장이 멈추어버린 옹이는 무늬결과 합쳐지지 못하고 독립된 무늬를 만들어 낸다. 작은 점으로 혹은 큰 점으로.   사회의 어느 조직에서나 옹이와 같은 사람이 있다. 옹이처럼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조직의 옹이는 항상 중심에 있다. 좌우 편향되지 않는다. 무게 중심이 잡혀서 어느 쪽으로든 좀처럼 아니 아예 흔들리지 않는다.   그 옹이는 박힌 자리를 철저히 보호하며 지킨다. 그 옹이가 빠져버리면 톱니의 이빨이 빠진 듯해서 전체에게 큰 무리가 따르는 것이다. 아무리 곧은 원목이라 하더라도 가운데 옹이가 빠져버리면 그 가치는 매우 줄어든다. 어느 조직에 있어서 간에 빠져서는 아니 될 옹이가 되어야 한다.   인생사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옹이를 누구나 한두 개씩 가슴에 안고 산다. 가슴 아픈 사연이 없는 인생이 있을까? 가족과의 뜻하지 않는 이별이 그러하다. 부모는 자식에게 보내는 무한량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더 잘 해주지 못한 미안함의 작은 옹이 하나쯤은 삼키고 산다. 자식은 성장하여 부모가 어떤 존재임을 알았을 때 가슴에 옹이를 박는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때는 왜 몰랐을까? 후회 막심한 기억들이 단단한 옹이가 만들어질 즈음에는 그분들은 이미 오셨던 곳으로 가시고 없음을 안다.   사랑의 옹이는 너무나 단단해서 썩지도 않는다. 정다운 목소리가 낯설게 들려도 사랑한 흔적이 낙엽처럼 흩날려 부셔져도 가슴속 다른 가슴에 박힌 옹이는 남는다. 꽃다운 얼굴이 한두 철 지나다 보면 곱게 늙은 주름이 세월을 알려주지만 사랑의 마음속 옹이는 언제나 변하지 않은 청순한 첫사랑의 모습이다. 사랑 소망 믿음 중에서 사랑보다 믿음이 더 커서 그 사랑의 옹이가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나이가 들어서 알았다. 모두가 못 믿을 세상이라고 하지만 믿음 하나로 여태껏 살아온 당신의 가슴에 작은 옹이하나 되리라.   자식을 앞세운 어머니의 울부짖는 모습의 잔영이 옹이로 박힌 지 오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형제위수족하고 부부위의복이니 의복파시갱득신이나 수족단처난가속 이니라. 즉, 형제는 손발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아서 의복이 헤지면 다시 새것으로 입을 수 있지만 손발이 끊어지면 다시 잇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형제가 부모 슬하에 자랄 때는 사이가 돈독하여 다정하고 다툼이 없다. 성장해서 부부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면서 의리는 금이 간다. 형제도 부부도 소중하지 않은 사이가 없다. 형제의 우애를 소중히 하여 서로 화목하라는 교훈적인 훈계이다.   사랑했고 사랑하며 사랑할 것을 맹세한 남자가 행복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첫날밤 신혼 방에는 불행이라 하는 여인이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는 소리소리 질러 불행이라는 여자를 쫓아내려 했다. 불행이라는 여인이 남자에게 말했다. 서방님, 행복은 불행과 같이 항상 붙어 다니는 한 몸이라 일생을 함께해야합니다. 불행을 내쫓으면 행복도 같이 나가야 합니다 라고. 그렇다 행복과 불행은 항상 붙어 다닌다.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가정을 화목하게 하고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하게 할 것을 주문하는 말이다. 썩지 않을 옹이 하나 더 가슴에 품었다. 수족이 없어진 아픔이 옹이가 되어 박힌다.   아무리 단단한 옹이도 정성으로 관리하면 독특한 무늬로 변형시킬 수 있다. 사랑과 믿음과 배려의 아메바로 옹이를 감싸고 있으면 언젠가는 녹아서 예쁜 무늬로 변할 것이다. 빼내버릴 옹이가 아니라 함께 같이 동행하면서 한 몸이 되도록 녹여버리면 더는 옹이가 아니다. 내 한 몸이다.
최종편집:2025-06-16 오후 0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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