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공예의 시작은 우리나라에 벼가 들어온 서기 2세기 때로 추정되며 긴 시간동안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함께했다. 이는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정성을 쏟아부어야 한다. 옛것을 지키고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오늘날에도 많은 명장들이 짚풀공예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에 관내에도 묵묵히 우리 것을 지켜나가는 허윤도 명장을 만나 전통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본다. ▣ 간단한 자기소개 및 짚풀공예란 무엇인지?   짚을 만진지 26년째인 짚풀공예작가이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짚신처럼 짚을 엮어서 다양한 공예작품을 만들고 있다. 현재 한개마을에서 짚풀공예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에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짚공예, 상여소리 명인 자격을 취득했다. 농경사회 때 짚과 풀은 농사도구와 생활도구를 만드는 재료가 됐으나 요즘에는 생활용품, 악세사리 등을 주로 만든다. ▣ 짚풀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95년에 대학교 행정직으로 근무하던 중 우리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짚으로 만들어 사용해왔던 생활용품을 살리고자 대구경북을 비롯해 경남, 강원도 등지를 다녔다. 짚풀공예의 명맥을 유지하고 계신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차근차근 많은 것을 배웠다. 짚공예체험 교육을 시작한 건 1999년 청도 소싸움 축제이다. 이후 월드컵 대구경기장, 하계 유니버시아드 경기장(경일대)부터 각종 축제장, 행사장에서 체험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 공예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기억과 힘들었던 순간은?   체험장이나 행사장, 학교 등지에서 짚풀공예 체험교육을 열었을 때 학생들이 체험장에 들어와 물건을 만들고 싶다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면 너무 행복하다. 반대로 아이들의 부모님이 지저분한 것을 왜 만드냐며 나무랄 때 안타깝고 힘들다. 이처럼 옛것이 투박하며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인식과 편견들에 맞설 때는 간혹 외롭기도 하다. ▣ 현재 대구에서 개인전시회를 진행 중에 있다. 전시회의 주제와 관람 포인트는?   주제는 `농경사회에서의 생활용품전`이며 대구 에스마로갤러리카페에서 무기한 전시 중이다. 짚풀공예는 생활·농사도구를 천연재료인 짚이나 풀로 만든 것인 반면 우리가 대체로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비닐은 환경을 오염시킨다. 지구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연친화적 소재인 생활용품과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로 이번 작품전을 준비했으며, 편하실 때 방문하셔서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란다. ▣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 가운데 짚풀공예만의 매력은?   옛날에는 생활용품으로 한정됐다면 근래에는 짚과 풀이 패션쇼 작품으로도 활용돼 아름다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천연재료로써 자연스러움을 지니는 동시에 생활용품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또한 짚풀공예 작업은 노인 치매예방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어 노인치매요양원에서 6개월간 교육을 진행했다. ▣ 관내에서 문화예술가로 활동하면서 개선돼야할 점이 있다면?   많은 전통문화가 우리지역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역의 고유성을 지닌 전통문화는 항시 아끼고 보존돼야한다. 전통문화는 사라지고 나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성주에서 관내 체험장을 운영하다보면 왜관이나 대구에서 많이들 배우러 온다. 비교적 성주군민들은 찾지 않아 안타깝다. 학교에서나 민관에서 조금 더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이나 활동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 앞으로의 개인목표나 한국짚풀공예협회에서 계획한 사업은?   30여년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짚공예 일을 위해 가족과 떨어진 시골생활을 택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5년이 지나자 갑자기 뇌경색이 왔다. 지금은 건강이 좋아졌고 힘 닿는 한 선조들이 보여준 지혜로움과 위대함을 알리고 싶다. 대외적으로는 2019년에 조직된 한국짚풀공예협회의 사무총장으로서 전국 네트워크 조직망을 구성해 참신한 전시회와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거창한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특별히 없으나 육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바보란 말을 듣더라도 늘 착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그러면 내 마음도 편하고 저절로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것이 나만의 행복감을 찾는 기본요건이라 할 수 있다. ▣ 짚풀공예를 제외한 여가시간 활용법이나 취미가 있다면? 40세가 되던 해 민요, 풍물, 판소리와 같은 국악공부를 조금씩 하면서 보부상을 구성해 전국공연을 다녔다. 영남민요 아리랑보존회와 영남민요연구회 등지에서 자체공연을 십수년했다. 요즘도 종종 그 때가 그리워 소리를 내본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가진 능력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 짚풀공예를 비롯한 전통문화예술이 생소한 사람들에게 전할 말은?   무엇이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주저말고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선과 편견에 얽매이지 말고 하루라도 무엇이든 배워 시도하길 바란다. 전통문화예술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주 접하지 못해 생소할 뿐 우리나라 전통문화예술은 처연하고도 아름다운 멋을 뽐낸다. 앞으로 전통문화가 더욱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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