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며 `아름다운 죽음(웰 다잉)`이 화두가 되고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었다. 이에 지역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김순덕씨를 만나 봉사계기 및 주요활동 등을 들어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및 `호스피스`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10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해란팜`이란 이름으로 30여동의 참외 비닐하우스를 관리하고 있는 동시에 호스피스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호스피스란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이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을 주는 돌봄 서비스다. ▣ 호스피스 봉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친정아버지가 위암 수술 후 7년 가까이 투병생활을 했는데 본인 스스로 병원이 아닌 집에 있길 원해 언니가 모신 적이 있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까지도 병원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며 환자 본인과 남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죽음에도 준비가 꼭 필요하단 것을 느꼈다. 그러던 중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다 `웰 다잉(Well Dying)에 관심이 생겨 2009년 계명대 동산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받고 호스피스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2010년 성주군보건소의 호스피스 봉사자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 호스피스 봉사자가 하는 일은? 현재 관내 호스피스 봉사자는 8명으로 5~60대 중장년층이 대다수다. 지역에 등록된 대상 암환자는 30명 정도인데 보통 호스피스 1명당 3명의 환자를 담당한다. 한 달에 1~2회 이상 대상자의 집을 찾아 대화를 통해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위생용품이나 환자용 영양죽 등을 전달한다. 대상자 대부분이 6~70대 어르신들이라 매번 친정 부모처럼 반겨주는데 요즘 코로나19로 자주 못 봬 아쉬울 따름이다. ▣ 교육과정 중 강조된 부분은? 교육 중 유서를 작성하고 직접 관 속에 들어가 임종을 체험한 적이 있다. 갑작스런 상황을 통해 말기환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역할극과 음악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이수를 통해 호스피스의 소양을 길렀다. ▣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상자는? 2010년에 제일 처음 담당했던 암환자 분이 기억난다. 옛날 얘기를 주고받으며 추억을 되새겼는데 그 순간만큼은 아픔을 잊고 행복해하던 그 분의 미소가 떠오른다. 1~2년 후 결국 돌아가셔서 지금은 뵙지 못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 환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일반인에 비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암환자는 오랜만에 봉사자를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르신이 초반에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으로 자신에 대해 얘기하길 꺼리는데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선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묻고 집에 있는 가족사진 등을 보며 대화의 물꼬를 튼다. ▣ 활동 중 애로사항 및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까지 호스피스, 방문간호사 등 보건소가 제공하는 각종 의료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꺼리는 사람이 많다. 보건소에 환자등록을 하면 다양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본인포함 가족이 관심을 갖길 바란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많다. 지난해 2월 환자를 대상으로 목욕봉사를 계획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당일취소를 겪었다. 1년 넘게 어르신을 못 봬 너무나 죄송하고 아쉽다.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 현재 농사를 지으며 1인 미디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소감을 말해본다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참외농업의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과 성주군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정보화교육을 받아 영상을 제작해 공유했다. 덕분에 타 지역에서 농장견학도 오고 지난해 10월 `경북농업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취미교육을 수강한다. 아무리 바빠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프로그램에 꼭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이외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성주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생활이 어려운 아동 및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해란팜을 치유 및 교육농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치유 받았는데 이 행복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다. 현재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휴식과 체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 가족과 지인 등 고마운 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외부활동이 많지만 항상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늘 고맙다. 한창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때 딸과 아들이 사춘기였는데 잘 못 챙겨줘서 미안한 기억이 있다. 그래도 자기 할 일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처음 농사를 지을 때 아무것도 몰랐던 우리 부부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참외재배기술을 알려준 월항면의 박진순 농업명장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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