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어떤 때
참 심상치 않다
어떤 때는 왜
그 환한 태양 빛
구름으로 가리고
온통 세상을
컴컴하게 하는가
어떤 때는 왜
심술궂게
바람을 일으켜
나무 가지를 꺾고
다 자란 벼이삭을 망치고
길가는 시골처녀
치맛자락도 날려
그렇게 당황케까지 하는가
어떤 때는 왜
먹구름 속에서
온 하늘 깨어지는
천둥소리를 내고
온 세상에
번뜩이는 번개로
온 세상에 노염을 발하는가
어떤 때는 왜
땅에 불이 훨훨 타고
지열에 숨들 막혀도
그 홍수 때 흔한
비한 방울 안 내리고
어떤 때는 하늘이
그토록 큰 구멍을 내어
이 땅을 홍수로 덮치는가
하늘이 공중이
아닌 바에야
하늘이 궁창이
아닌 바에야
왜 마음이 없으리
하늘은 사랑
하늘만큼 넓은 사랑
봄 여름 가을 겨울
매양 변함 없는데
심상치 않은 것은
인간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