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50대를 쉰세대라고도 한다. 그 쉰세대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숲과 문화 연구회에서 아름다운 숲 탐방 안내를 볼 때마다 초등학교시절 소풍을 갈 때처럼 들뜬 마음을 가져보곤 한다. 내가 숲과 문화와 인연을 맺은 지도 본 연구회의 역사와 같이 10년이 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아름다운 숲 탐방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서초구청 앞으로 오전 7시까지 오라는 안내에 따라 새벽 5시30분 시계 벨소리에 잠을 깨어 서둘러 약속장소에 다다르니 일요일 새벽시간이라 버스가 시원하게 달려 약속된 시간보다 15분이나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 숲 탐방 행 버스를 찾아 차에 올라 처음 대면하는 본회 사무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시간이 다 되었으나 평소 낯이 익던 운영회원 분들이 보이지 않고 또한 오늘 숲 탐방에 참여하는 회원 분들도 평소보다 매우 적은 숫자라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성필 운영회원이 버스에 오르고 사무국장의 안내 말씀이 이어졌다. 운영회원들의 개인상의 이유로 많이 참석하시지 못하였고 또한 참여한 회원 분들은 소수정예만(?) 모셨다고. 이어서 버스는 충주로 향하여 출발하였다. 집행부에서는 버스가 충주에 도착하기 전 부지런히 SK 임업 관계자와 휴대폰으로 연락, 드디어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였다. SK임업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낙엽송, 자작나무 인공 조림지를 탐방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본회 운영회원이신 송형섭 충남대학교 교수와 합류하였다. 아직 아침햇살이 오르기 전이라 제법 쌀쌀한 늦가을의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인공 조림지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 모처럼 아름다운 숲 탐방에 동참할 때는 지금까지 안면이 있는 회원들과 반가운 인사와 평소 알고 지내던 SK임업의 성백진 사장님도 뵐 수 있겠다고 예상을 했으나 모든 것이 예상과는 달랐다. SK 임업 산림사업팀의 황이섭 팀장의 인사와 함께 인공 조림지에 대한 일괄 설명을 들었다. 인공조림을 하여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단풍이든 낙엽송들은 마음껏 자태를 뽐내는 모습으로 조용히 산 속의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낙엽송 인공 조림지는 다른 장소에서도 흔히 보아 왔던 것이라 생각하며 임도를 따라 가는데 임도가에 자리잡은 루브라 참나무의 단풍 또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어 서울시내 가로수로 한번 심어 봤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우리 일행을 안내하며 이곳 조림지 설명을 열심히 하는 SK 임업의 황이섭 팀장의 백자작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오늘 또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배울 수 있었다. 자작나무 수피는 휘발성이 강해 산불이 가장 염려스러운 곳이 바로 이 백자작 나무숲이라고. 또한 이 나무는 러시아 지방의 하얀 눈밭에서 이 나무의 흰 수피를 볼 때 더욱 아름답게 보여 이 회사의 회장은 이 나무를 `미인 나무`라고 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나무는 습기가 있는 계곡부의 수피는 다소 검게 보이나 능선부위의 나무는 흰 수피가 광택이 난다는 설명까지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기 온도도 올라가고 또한 오르막길을 걷다보니 아침의 쌀쌀한 기운은 간데없고 이제는 잠바를 벗어 들고 가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여기에 맞추어서 이곳 안내팀들은 오늘의 탐방로 정상에 조금 못 미쳐 휴식을 할 수 있는 장소에 미리 간식거리를 준비하여 우리들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요즘 나는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거의 마시지 않지만 이러한 때 맥주 한잔이야 마시지 않을 수 없었고 또한 이 순간만은 옛날 마실 때의 맥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랴! 우리는 안내에 따라 이곳 낙엽송과 자작나무의 인공 조림지를 뒤로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가래나무 조림지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동하는 도중에 버스의 차창을 통해 금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만수된 충주호 상류 쪽의 고즈넉한 산 속 길을 달리면서 호수를 바라보는 여유를 잠시 가져보는 순간 버스는 이내 가래나무 조림지 입구에서 멈추었다. 나는 가래나무를 목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렇게 대면적을(468㏊) 심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안내자의 설명에 의하면 당초 조림지를 살 때 수도권 지역 임야를 사자는 회사 직원들의 건의에 당시 이 회사 회장님께서는 그 지역은 개발되면 나무를 베어내야 되니 안된다고 하여 이러한 오지를 택해 조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분(고 최종현 회장)은 우리나라 장묘 문화에도(화장) 남보다 앞서 가시더니 오래 전부터 먼 장래를 내다보면서 진정 나무를 사랑하면서 살다가 가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편 나는 지금까지 사는 동안 과연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위의 글은 18년 전인 2003년 10월에 숲과 문화에 기고한 것임을 밝혀 둔다.
최종편집:2025-06-16 오후 0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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