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살 뜨거운 곳
풀이 수북이 자란 들길을 걸으면
소가 그리워진다
지천에 깔린 푸른 먹이 제쳐 두고
요양병원 같은 사육장에서
사료 먹는 소 떼가 마음에 안쓰러워
내 발길이 무겁다
얼마나 저 들판으로 가고 싶을까
풀내음 물씬 풍기는 언덕으로
뛰어가고 싶은 저 소들은
가두어놓은 사각의 감옥에서 시름 중이다
음메~ 울음은 옛날 그대로인데
트랙터에 밀려 일감을 잃어가는 소나
늙고 병들어 요양원에 버려진 노인들이나
처지는 별반 다를 것이 없네
잃어버린 저 푸른 들판으로
저 소들은 얼마나 돌아가고 싶을까
오늘도 울음 삼키며
소 떼와 노인들은 낡은 감옥에서
모래밥알만 함께 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