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창업가인 김민지씨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당당함을 주무기로 과거의 아픔을 딛고 밝은 내일을 꿈꾸고 있다. 이웃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쿠킹클래스517의 김민지 대표를 만나 창업계기 및 향후계획 등을 들어봤다. ▣ 본인 및 `쿠킹클래스517`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어린 시절부터 음식에 관심 있는 터라 한식·양식·일식 요리학원을 다니며 조리기능사 취득 준비를 했다. 제과·제빵 전공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국내·외 유수의 대회에 참가하며 이름을 날린 바 있다. 그러던 중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오른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당시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심각해 병원에선 손 전체 절단을 언급했는데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일평생 요리사로 살다가 손을 잘라야 한단 상황까지 가니 더 이상 살 가치를 느끼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도 했다. 이후 기적적으로 오른손의 기능을 회복하면서 일명 `빵쟁이 아가씨`의 삶으로 되돌아갔다. 성경 `고린도후서 5장 17절`을 살펴보면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란 구절이 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로 좌절했던 시간은 잊고 새로운 인생을 찾은 자체가 은혜롭게 느껴져 업체명을 쿠킹클래스517로 정했다. 제조 및 판매부터 희망자에 한해 쿠키, 케이크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제과제빵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 빵은 무한정 그릴 수 있는 흰 도화지처럼 만드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온다. 앞서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일할 땐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몸에 좋지 않은 설탕과 유화제, 방부제 등을 많이 썼는데 쿠킹클래스517만큼은 돈보다 건강을 우선시한다. 수소문해서 공수한 털보청계의 알을 사용하고 자체 발효기술을 활용하는 등 건강한 빵을 만든다. ▣ 주력상품은 무엇인가? 성주참외를 활용한 크림머핀의 인기가 높다. 앞서 경주에 살 땐 참외의 매력을 몰랐는데 우연히 접한 뒤로 단맛에 푹 빠졌다. 그런데 맛있는 참외가 버려지고 있단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좋은 원물이 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참외의 원액을 추출해 빵을 만들었다. 요즘 수확 시기가 지나 참외크림머핀은 하루에 30개 정도 생산하는데 항상 오전에 매진된다. 농가와 상부상조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듯해 뿌듯하다. ▣ 청년창업가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과거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1억2천만원을 지원받으며 식품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중국의 모 백화점과 억대계약을 맺으며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사드배치 문제가 터지며 수출길이 막혀 부도를 맞았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창업의 꿈을 놓지 않은 덕분에 경북산학융합원, 농업기술센터, 로컬잡센터 등 관계자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섰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드가 배치된 소성리에 자리잡았지만 우연일 뿐 의도한 것은 아니며 항상 반갑게 인사하고 아껴주는 이웃들 덕분에 힘이 난다. 한 번 더 기회가 생긴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넘어진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임하고 싶다. ▣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0년 가까이 비어있던 건물이다 보니 잡초가 무성하고 먼지가 쌓였다. 한 달가량 풀을 제거하고 집기를 정리했는데 마침내 깨끗해진 공간을 보며 뿌듯했다. ▣ 지역 청년창업가로서 어려운 점은? 성주의 창업분야는 1차산업인 농업에 집중돼 타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제조업을 먼저 하고 농업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는데 대부분 농사 수확물로 제품제조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과정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다. 창업의 범위를 확장해 더 많은 청년이 문을 두드리길 희망한다. ▣ 창업에 관심 있는 예비 청년창업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지자체 또는 창업관련기관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거나 직접 방문해 각종 지원사업, 멘토링, 복지혜택 등의 정보를 빠르게 얻을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창업 포털사이트 `케이스타트업`에서 누구나 창업 관련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니 자주 이용하고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가? 닭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좋은 달걀을 얻기 위해 마당 한 편에 마련된 닭장을 수시로 찾는다. 매주 수요일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꽃차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고마운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오랜 시간 동안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손을 내밀어준 딥힐링센터 권도연 센터장님과 이시우 대표님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또한 성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관계기관 담당자와 이웃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받은 사랑을 꼭 돌려주고 싶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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