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추운 겨울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아버지문풍지 사이로 식어가는 냉골방 자식들 추울까 새벽닭 울 때마다 무쇠솥 아궁이 굼불 지펴 오동나무 가지에 걸린 시린 달빛 녹이시고붉은 깃 댄 검정 솜이불 사랑으로 다독여 주시던 아버지 눈 쌓인 황량한 들판길 뼛 속까지 시린 설풍을하얀 두루막 자락으로 감싸 주시고 큰 발로 길을 내시어 작은 손 꼬옥 잡아 주시던 아버지따가운 회초리 대신 구수한 옛날 이야기로 꿈을 키워주시던 아버지 온고지신 혼을 묻어 탐욕의 칠전팔기손가락 사이로 흘린 세월이 그 얼마나 길었던가앞을 보나 뒤를 보나그 날이 그 날인 것을천상에 계신 그리운 아버지서산에 걸린 해가 무슨 온기가 있겠습니까세상 물욕 허무함을아버지 주신 크나큰 사랑으로꺼지지 않는 숯불이 되어 어둠의 지친 영혼을 밝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