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인을 제외한 지구인 모두가 즐기는 성탄절, 그 전야와 함께 하루 만에 지나가 버려 아쉽다. 참으로 오랜만에 내 10대 후반일 때의 기억을 소환하게 한다. 라디오도 귀했던 그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크리스마스 송가(캐럴) `눈 오는 아침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 종소리 울려라···`에서 `징글벨`을 `징글벵`으로 듣고 따라했던 것 말이다. 동네에 있는 교회에서 배운 애들이 음원(音源)이었다. 지금 돌이키니 바다가 뽕나무밭이 된, 격세지감이다. 그 송가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많이 불렀으며 입대 전 어디서 원어(영어)로 된 본 캐럴송 가사를 보고 사전 찾으며 배웠던 기억이 있다. 당시로서는 귀한 그 노래 적어 뒀는데, 그 쪽지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후 입대하여 야간 훈련 중일 때 그날이 바로 25일(성탄절)이어서 소대장이 나를 불러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라는 명(?)을 받았다. 세월이 하 흘러 기억은 흐릿하지만 첫 소절 `댓(뎃)싱스루더 스노우 인어원 호스 오픈 슬레이 오어더 필드위고 라핑 올더웨이···`는 선명히 떠오른다. 비록 영어 독음(讀音)이 그때와 지금이 많이 다르지만 서툰 창법으로 불러 박수를 받은 일도 있었다. 그 실력으로 박수 받은 것, 지금 생각하니 코미디(?)이다. 나도 남만큼 좋아해 불렀던 `징글벵`을 지금은 `음원 소유권` 운운으로 방송으로도 들을 수 없으니 그야말로 금석지감이다. 몇 년 전만해도 백화점 등 대형업소는 물론 축제의 날인 듯 거리마다 가족과 연인들 손잡고 쏟아져 나오던 인파들은 희색이 만면한 얼굴이었으며, 축하 캐럴에 맞춰 흥겹게 걷던 가벼운 발걸음이 그게 바로 `북적이는 거리의 낭만`이었다. 트리로 장식된 축복의 마당이었다.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분명한 `댄스스텝`이었다. 모처럼 활기 찾은 생동감 넘치는 거리였으니 더욱 그러했다. 대주교와 목회자들이 인류 모두에게 약자 보호와 가장 낮은 곳으로의 은총을 내렸으면 하는 기원들은 인류애를 느끼게 했다. 비록 흘러나오던 낭만의 그 캐럴이 사라진 것이 몹시도 헛헛함을 감출 수가 없게는 됐지만, 그래도 단 하루만이라도 환희로 밝은 오늘이 된 것만은 여실했다. 종교 여부와 불문(不問), 온 인류가 기쁘고 즐거운 성탄절인데 우리 정치판을 돌아보니 딴 세상 같아 희비가 갈리고 만다. 낭만의 그 노래와 함께 흥겨웠던 국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됐으면 좋으련만, 이른바 `3고`인 시대에다 온 국민의 가슴에게 이태원 참사의 책임 여부의 결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그 난제는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게다가 세밑을 장식하는 `금년의 사자성어`가 말하듯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아시타비)`로 싸우기만 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는 말이다. `하늘의 영광과 땅의 축복` 정도만 아는 나는 `그 참사`와 환희의 성탄절을 대비하는 것이 적절치는 않지만, `국익 최우선으로의 지향점`이 실종된 정치판을 보니 둔사(遁辭)로지만 비판을 하게 한다. `희면 검다하고 검으면 희다`하는, 치열한 다툼에 빠져 있으니 그 혼란을 지적하며 하는 말이다. `흑백`을 언급하고 보니 지겨운 `대장동`이 빠질 수가 없다. 뇌물을 줬다고 하고 상대는 아니라고 극구 부인한다. 준 것(증뢰)과 받은 것(회뢰)이 언젠간 밝혀질 텐데 이게 바로 혼탁한 정치판의 맨얼굴이라는 말이다. 또 있다. 실형을 받은 자가 재판을 탓하며 `언젠간 진실이 밝혀진다`고 호언하는 것을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감 중인 전 지사가 그렇고, 만기 출옥한 전 총리가 전형(典型)이다. 대장동 비리는 결코 없었다는 당시 시장은 지금도 `···칼춤`이라 검찰을 반격하고 그 비호세력은, 검사 명단도 공개하더니 검찰 해체 입법까지 하자는, `개딸`들의 시위도 있다. 명단 공개를 본 야당 중진의원은 `몰상식···`이라 직격한다. 게다가 모든 것을 부인만 하고 있는 야당대표가 만에 하나 유죄를 받으면 검찰과 법원 모두를 비판, 묵살할 것이 명약관화다. 불리한 것은 모두 부정하고 `모른다`가 주 무기이니 말이다. 말 요리조리 잘 꾸미고 논리 정연한(?) `요설(饒舌)의 달인`이라 비판하는 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는 말로만 `민생···` 운운이지 실상은 `나`와 내가 속한 `정파`에만 모두를 거는, 소신은 뒷전 `줄서기`에만 몰두한다. 이태원 참사에 정부·여당은 책임지는 자가 없는 것이 정치판을 잘 말해주는 사태의 본말이다. 최소한 행정적 책임은 고사하고 도의적 책임만이라도 져야할 것이니 말이다. 이른바 `사법리스크`가 코앞인데 생뚱맞게 `민생투어`를 공언하는 야당대표도 역시 그 전형이다. 부끄럼을 모른다. 여당은 `도피투어`라 비아냥댄다. 또 야당 의원(신영현)은 촌각을 다투는 위급 상황인데 닥터카를 제 집으로 불러 타고 가는 바람에 2~30분의 지체도 있었다. `갑질`의 표본이었다. 그래놓곤 국회에서 총리와 장관에게 제대로 대처 못한 책임을 호통, 질타했다. 이럴 때 식상한 말 `내로남불`로는 설명할 말이 궁색하다. 호통, 질타는 할 수 있는 참사지만 그런 말을 쏟아내는 의원은 물론 참사 분향소 가서 `파이팅`을 외치는 의원은 `기본(자질)`이 문제라는 말이다. 지구인 모두가 즐거워한 성탄일을 보낸 오늘인데, 어두운 나랏일만을 언급하려니 내 마음부터 무거움을 감출 길이 없다. 그래도 국민 모두가 국태민안의 축복 받는 새해가 되소서!
최종편집:2024-05-14 오전 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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