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화 작가 이명희 씨는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그림을 통해 삶의 여유를 갖게 한다. 꽃잎 하나, 털 한가닥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는 이씨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며 공필화의 매력에 빠져본다.     ▣ 자기소개 및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고향은 성주군 선남면으로 오래 전 남편을 따라 외지에서 살다가 조용한 노후를 보내고 싶어 초전면 월곡리에 자리를 잡았다. 앞서 중국 현지의 공필화 전문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경험을 살려 현재 성주문화원에서 공필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필화는 자연 등의 소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중국풍의 채색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중기까지 화단(畵壇)의 명맥을 이어왔으며 대표작으로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들 수 있다. 원근법을 고려해 사물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점에서 민화와 차이를 보인다.   ▣ 공필화를 접하게 된 계기는? 과거 중국 상해, 광저우 등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는데 어느날 중국의 모 방송채널을 시청하다가 공필화를 접하게 됐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공필화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 한국화와 화풍은 비슷한데 좀 더 화려하고 섬세한 색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래서 남편에게 공필화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건너건너 혜주에 있는 대학에서 공필화를 가르치는 교수를 소개받았다.   교수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을 전했더니 흔쾌히 오라고 한 덕분에 늦깎이 대학생활이 시작됐다. 당시 일주일에 세 번씩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 공필화 수업을 들었다. 수업 중 중국어가 이해되지 않을 땐 짝꿍한테 물어가며 배웠다. 다른 수강생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났지만 시내에서 함께 쇼핑할 정도로 아들, 딸처럼 잘 지냈다.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서 더 배우지 못해 아쉽지만 늘 마음 한 편엔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자리하고 있다.   ▣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며, 공필화의 매력은 무엇인가? 본래 꽃을 좋아해 자주 그린다. 꽃뿐만 아니라 나비, 새 등 자연친화적 소재를 자주 활용한다. 공필화는 선이 작품 완성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연필 또는 샤프처럼 얇은 먹선으로 그리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필력을 길러야지만 온전한 선이 나온다. 선을 그릴 때만큼은 휴대전화도 무음으로 해놓고 정신을 집중한다. 왜냐하면 전화 한 통 받다가 물이 증발하면 원하던 먹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에 남편이 출근할 때 그리기 시작해 밤늦게까지 작품에 매달린 적도 있다.   ▣ 작품활동 중 가장 보람을 느끼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자택에서 공필화 수강생들과 작은 음악회를 겸한 작품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수강생 중 70대 어르신의 그림이 전시회가 열린 지 하루 만에 팔렸을 때 덩달아 기뻤다. 또한 공필화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이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 뿌듯했다. 앞으로도 지역에 공필화의 매력을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어느 하나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매 작품에 상당한 시간을 쏟기 때문에 전부 소중하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정성에 정성을 더한다.   ▣ 그림을 통해 깨달은 점은 무엇인가? 공필화는 장시간을 요하는 기법으로 자연스레 작품에 몰입하게 되면서 머릿속의 잡생각이 사라진다. 인내하며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삶의 활력을 찾게 된다.   ▣ 공필화외 관심이 있거나 더 배워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흔히 절에서 볼 수 있는 부처, 보살, 성현 등을 그린 탱화에 관심있다. 기회가 된다면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탱화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 향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공필화의 명맥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재능있는 사람들을 적극 육성할 생각이다. 무리없이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되길 희망한다. 개인적으로 아무 걱정없이 편안한 삶 속에서 가족, 친구들과 하하호호 웃으며 살아가길 바란다.   ▣ 가족과 지인 등 주위 고마운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엄마가 화가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아들에게 고맙다. 공필화에 빠졌을 때부터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전적으로 밀어주는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다. 또한 오랜 외지생활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나눠준 친구들이 있어 든든하다.
최종편집:2024-04-26 오전 1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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