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마다 청년창업을 위한 지원 등으로 인구유입에 열을 올리는 와중에 성주에서 나고 자란 윤승범 대표는 지역에서 목공방을 차려 운영하고 있다.  나무를 손으로 갈고 닦아 집과 가구를 만드는 젊은 목수 윤 대표는 천천히 우직하게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중이다. 이에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의 목표와 목공의 매력에 대해 들어본다.     ▣ 간단한 자기 소개  성주에서 목공방 `비올레`를 운영하고 있다. 성주가 고향이고 토목학과를 졸업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건축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진로도 이쪽으로 자연스럽게 정했다. 공방을 운영한지는 4년이 됐고 아내가 일을 많이 도와줘서 관내 학교나 단체에 수업을 하기도 한다.   ▣ 목공에 입문하게 된 배경  목공을 하기 전 건축 관련 일을 하면서 인테리어 쪽을 공부하게 됐다. 이후 가구까지 관심을 갖게 됐고 유튜브로 많이 배우며 역량을 키워나갔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필요로 하는 컨텐츠를 쏙쏙 추천해준다. 가구제작 영상을 보며 그 과정과 결과물을 찬찬히 뜯어 연구하니 너무 예쁘고 나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목공 기술습득 과정과 성주에 공방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목공과 관련된 전공수업이나 기술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관련 자격증도 가지고 있지 않고 기술 습득은 약간의 서적과 유튜브를 통해서 익혔다. 그래서 내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창업을 성주에서 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다. 그저 내가 여기서 나고 자랐고 내가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지역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창업하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성주가 전국 배송하기에는 더 좋고 차별화되는 부분도 있는 거 같다.   ▣ 목공을 시작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아무래도 처음으로 매출을 달성했던 순간이다. 목공을 시작하면서 가구를 만들 순 있지만 내가 만든 가구를 판매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답을 얻은 기분이었다.  학창시절을 지나면서 공부해 취직하는 거 말고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또 다시 구직을 해야하는 스토리로 내 인생을 채우고 싶지 않았기에 첫 매출은 앞으로 이 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 공방에서 제작하는 주요 제품설명과 가장 아끼는 작품은?  공방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제품은 침대 헤드보드이다. 특별한 디자인이 있는 건 아니지만 침실을 호텔처럼 만드는 것에는 가구가 인테리어 효과를 가장 많이 발산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송 주문한걸 보면 내가 제일 저렴하게 제작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도 공방에서 다양한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간단한 선반부터 의자, 식탁, 책장 등 아직 많은 가구를 만들어보지 않아 포트폴리오가 부족하지만 틈틈이 새로운 디자인의 가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아끼는 작품은 한 갤러리에 있는 의자이다. 목공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완성도 면에서 부족하지만 내가 만든 가구가 개인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있어 더욱 애착이 간다. 가끔 전시를 관람하러 갔을 때 의자에 사람이 앉아 있으면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목공제품의 차별화된 매력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아마 인테리어와 가구를 포괄하는 영역을 가지고 있는 게 다른 목공방과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목수라는 직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원목가구를 제작하는 목수는 합판 사용을 꺼려하고 인테리어를 하는 내장목수는 원목가구 제작을 피한다. 정작 소비자는 인테리어와 가구를 동시에 소비하고 즐겨야 하는데 가구와 인테리어를 따로 소비할 수밖에 없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 혹은 가구가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기가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 청년목공작가로서 활동을 하며 향후 지역내에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청년 유입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역내 사업가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과 지원사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착이나 창업을 할 때 장기적인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국가나 지역에서의 지원이 없을 때 과연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원을 위한 창업 아이템 선정보다 지역내 차별화되고 신선한 아이템을 가진 청년들이 많이 나와 사업 시작했을 때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길 바란다.   ▣ 앞으로의 개인목표나 대표님만의 목공 철학은?  `비올레`라는 브랜드는 클래식한 원목가구에 모던함을 더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좋은 가구, 더 나은 가구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등 사람과 가구가 만났을 때 빛이 나는 가구를 만들고자 한다. 지금은 공방에서 시작하지만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을 디자인 할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 여가시간 활용법이나 취미가 있다면?  나는 평소에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그래서 여가시간이라는게 잘 느껴지지 않는다. 체력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일 뿐 그 외 시간엔 가구를 디자인하거나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한다.  디자인 영역은 내가 이제껏 해왔던 공부들과는 결이 달라 어렵게 느껴진다. 기능에서 기술로 가는 건 쉽지만 기술에서 예술로 가는 건 오래 걸릴 듯 하다.  좀 더 여유가 생긴다면 가죽공예도 하고 싶다. 가구 안에 다 필요한 요소들이니 욕심 내서라도 익히려고 하고 있다.   ▣ 직업이나 취미로 목공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just do it`이다. 나도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목공을 하는데 거창한 장비나 기계가 꼭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톱과 끌, 대패 같은 간단한 수공구로도 얼마든지 목공을 할 수 있고 큰 가구도 만들 수 있다.  목공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즐길 수 있는 분야이다. 가끔 "힘이 부족하면 목공을 할 수 없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지만 목공을 하는데 힘이 들어간다면 그건 잘못된 방법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공방에 오셔도 된다. 나도 돈주고 배운 기술이 아니기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하는 게 즐겁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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