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선대 조상님들의 산소에 벌초를 했다. 산 이름이 봉화산이라서 그런지 지난 30~40년 동안에 화재가 두 번이나 발생했다. 그래서 소나무가 불에 타고 난 후에 칡덩굴이 온통 산을 뒤덮고 있었다. 몇 번 사방 공사를 해서 소나무를 심었지만 워낙 칡덩굴의 세력이 강해서 소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산소를 찾으려고 하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음력 8월 첫째 일요일에 우리 집안 대소간에 10여명 정도 모여서 조를 편성해서 벌초를 하러 간다. 큰 형님과 큰 조카는 줄미 산소에 가고, 형님과 조카는 산 정상으로 가고 나와 동생, 손자(진섭)는 산 넘어 아랫재로 갔다. 그런데 한참을 헤매어도 산소를 찾지 못해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와서 한참 만에 산소를 찾았다. 나로부터는 8대, 9대조로 기억이 된다. 두 분 부자간의 할아버지가 나란히 누워 계셨다. 벌초를 하고 자판을 읽어 보니 한분(부친)은 이판(吏判) 벼슬을 하셨고, 한분(아들)은 사과(司果) 벼슬을 하신 것으로 기록 되어 있었다. 술을 한 잔 올리고 앉아서 앞을 보니 서진산(선석사 태봉 뒷산) 봉우리가 봉긋하게 마치 탕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조상님들이 왜 이곳에 산소를 썼는지 짐작이 갔다. 후대에서 벼슬을 하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 집안에서는 큰 벼슬을 한 사람은 별로 없다. `사랑할아버지`라고 하는 6대조 할아버지께서는 과거시험을 열두 번 보러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문장은 좋은데 합격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분과 윗대 선조들이 보시던 책과 현판이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종갓집에 있었는데 지금은 친족들이 나누어서 다 가져 가고 없다. 그 책들을 모아서 재실이나 도서관에 보관을 해야 하는데 후손된 입장에서 면목이 없다. 사랑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선비들이 동정리에서 묵산까지 10리에 걸쳐서 문상객이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집안 형수님으로부터 들었다. 그 만큼 사랑할아버지의 학문과 덕망이 높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편집:2024-05-14 오전 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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