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종합병원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병원의 각종 안내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나는 13~4년 전 서울 시내 모 종합병원에(2002년 뇌종양수술 받은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나의 고등학교 8년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은 이 병원에서 청색 가운을 입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도 이 봉사활동을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때는 공직에서 퇴직 후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할 때라 강의가 끝나게 되면 그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후 학교 강의를 8년간 하고(2014.12) 나는 약속대로 그 선배님에게 전화를 드려 이제 학교 강의가 끝났으니 저도 봉사활동을 해보겠다고 했다. 병원 자원봉사 실장에게 간단한 면접을 본 후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2015년 3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병원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처음 몇 달 간은 수습 기간이라 기존 봉사자들의 조수 역할로 병원 내 여러 봉사처에서 수습 기간을 마치고 독자적으로 봉사처를 지정받고 각종 안내 등을 맡았다. 10년차(코로나기간 2년 제외) 하고 있는데 그때 나와 같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10여명이었는데 하나, 둘 그만 두더니 지금은 나 혼자만 남아 있는 것 같다.  나는 매주 목요일이면 젊은 시절 직장 다닐 때처럼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07:30이면 집을 나서 버스, 지하철을 이용 08:40경 병원 자원봉사자실에 도착한다. 지정된 가운으로 옷을 갈아입고 자원봉사 실장으로부터 전달사항 등 간단한 이야기를 듣고는 09:00부터 지정된 장소에서 봉사활동에 들어간다. 요즘 봉사활동은 주로 병원 진료 받으러 온 분들 중 처음 온 분들이나 나이 든 분들을 돕는 일이다. 이들은 진료 접수부터(무인 진료 접수)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것을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타 병원에서 각종 검사자료 CD를 가지고 오면 이를 해당 진료의사에게 전달되도록 영상 CD 등록기에 입력시키는 일이다. 또 화장실은 어디 있느냐? 진료 후 처방전을 받기 위해 수납하는 곳은 어디 있느냐? 물을 마시는 음수대는 어디? 등 환자분들의 질문에 친절히 설명과 함께 안내하는 것이 주 업무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단순히 주어진 시간 내에(09:00~12:30) 봉사활동만 하고 시간이 끝나면 점심 후 귀가하였다. 5년 전 내가 서울시우회 강남구 회장으로 시우회 본회 이사일 때 들은 새해인사가 인상적이었다. 서울특별시우회 우명규 회장(전 서울특별시장)이 새해 인사를 하면서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면서 여러분들이 복을 짓지 아니하고 어떻게 복을 받기만 바라는가 하는 말이었다. 그후로는 병원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환자분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드리면 그분들로부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아! 이것도 내가 작은 복을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를 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1927년생인 환자분이 가족 등 도움 없이 혼자서 오셨다. 도착 접수기에서 직접 진료 접수를 하시기에 내가 조금 도움을 드려 접수증을 받으시고는 나에게 정중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진료실로 가시는 것이 아닌가. 이보다 훨씬 젊은 환자분들 중에도 본인 혼자 진료받기가 어려워 자녀 등 가족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100세가 가까운 분이 혼자서 대형종합병원 와서 진료받고 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건강관리 잘하여 나이가 더 들어도 가족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복을 받으려면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복을 많이 지으면서 아직은 이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봉사는 남을 도와주는 일이지만 그 결과는 내게 훨씬 많은 깨달음과 충만을 준다는 것을 다시 새기는 하루였다.
최종편집:2025-04-30 오후 0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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