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일 이후 국가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럽다.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위기`라고 부를 만하다. 국제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월 27일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대한민국은 32위에 그쳤다. 전년도에는 22위였는데, 순위가 한참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은 비상계엄과 그 이후의 정치적 혼란 상황 때문이다. 또한 3월 13일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에서도 대한민국은 41위에 그쳤다. 게다가 이 연구소는 한국이 점진적인 독재화의 경로를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외부로부터의 평가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상황을 봐도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비상계엄도 충격적이었지만, 그 이후 사법기관에 대한 폭동이 일어났고, 국민 사이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등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은 내ㆍ외부로부터의 신뢰를 잃게 될 상황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따질 것은 따져야 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 땅에서 서로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통해서 정치공동체를 유지하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삶도 평안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일 중 하나는 민주주의를 일상에서부터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중앙정치의 이슈를 둘러싸고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역의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단단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에서, 지역에서, 학교에서 `얼굴 보는 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학습도 하고 토론도 하고, 뜻을 모아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얼굴보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은 `자치`이다. 마을자치, 지역자치, 학교자치 등등이 중요하다. 또한 자치는 다양성이다. 획일적인 것은 자치에 반한다.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해놓은 규정과 지침 때문에 지역의 다양성이 억눌려 온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다. 그러나 진정한 자치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지역은 지역 실정에 맞게, 학교도 학교 실정에 맞게 일정한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최소한의 공통적인 틀을 정해놓더라도, 그 속에서 자율성을 보장해야 창의성도 나오고 자발성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농촌은 농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자기 지역 실정에 맞는 지방자치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지방자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시작 중 하나가 농촌의 읍ㆍ면 자치권 부활이다. 도시의 동 지역에서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하지만, 농촌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인구감소와 침체를 겪고 있는 농촌지역이 활기를 찾으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자치권이다.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뭔가를 하려면 필요한 것이 자치권이다. 농촌지역의 의료ㆍ교육ㆍ주거ㆍ교통ㆍ경제ㆍ돌봄ㆍ문화ㆍ환경을 개선하려면, 자치권이 필요하다. 읍ㆍ면의 실정에 맞는 계획도 수립하고 필요한 예산도 자율적으로 편성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수밖에 없다. 그 경험이 민주주의를 아래에서부터 단단하게 하고 사회를 통합해 나가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치권은 농촌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침체해있는 도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 움직임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 전국 곳곳에서 이런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렇게 `얼굴 보는 민주주의`가 확산되는 것이 지금의 심각한 갈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농촌지역에서는 이런 문제 의식을 가진 단체와 개인이 모여서 `읍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풀뿌리 공동행동`을 결성했다. 지난 3월 14일 결성했고, 올해 안에 전국 1,411개 읍ㆍ면을 연결하고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길 기대한다.
최종편집:2025-04-30 오후 0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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