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직도 우리 곁엔 약속이 남아 있어요언젠가 따뜻한 봄날에 집으로 돌아가자고하지만 지난 몇 해 봄은 우리를 비켜가고당신 눈빛엔 여전히 같은 물음이 가득해요언제 집에 가냐고 엄마는 자꾸 묻고나는 부끄러운 미소로 고개를 돌려요엄마, 당신의 한마디는 여전히 봄처럼 따뜻해요낡은 담벼락에도 희망을 피워내요쑥스러운 말투로 그래도 함께 가자고 했었는데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어요기억 속 오래된 집 앞에서 나는 한참을 서성거려요엄마의 아픈 엉덩이엔 겨울밤처럼 차가운 날들이 머물러요긴 병상 애고(哀苦)의 세월이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어요기억 속 옛집 마당에도 들어서지 못한 내가 미안해요매년 어버이날이 돌아와도나는 여전히 당신 손을 잡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어버이날인 오늘 이 시에 내 마음을 담아사랑과 미안함을 하늘에 띄우며언젠가 분명 따뜻한 봄날이 올 거예요그날 우린 다시 함께 문턱을 넘을 거예요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