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 폐교현황 및 재생사례2 창원 지혜의바다 도서관 & 울산 땡땡마을 사례3 무안 전통문화테마파크 & 함평 나비마을 서울캠핑장4 일본 노지마 스코라 사례5 일본 키타노 공방마을 사례6 일본 교토아트센터 사례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활용한 공간재생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방치된 공간을 공동체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본 기획에서는 이러한 폐교 활용의 선진사례를 통해 지역이 공간을 어떻게 되살리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교정이 조용히 문을 닫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도시집중화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폐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방치된 공간은 지역공동체의 상실감과 함께 골칫거리로 전락하기 일쑤다. 폐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 남겨진 공간의 과제가 되고 있다.
성주군에서도 9월 1일자로 용암초등학교가 폐교된다. 2023년에는 봉소초가 초전초로 통폐합되는 등 1982년부터 현재까지 22개교(초 21개교, 고 1개교)가 폐교됐다.
월항초지방분교, 성주중가천분교도 평균 입학생수(9명)에 못 미치며 통폐합의 기로에 놓였지만 통폐합 전제조건인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경북도내 나아가 전국적으로 드러난 숫자는 더욱 심각하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경북도내 폐교현황은 2025년 4월 기준 732개교로 나타났다. 폐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의성(67교), 안동(65교), 김천(48교) 순이다.
전국 단위로는 3천700여곳으로 집계되는 등 폐교의 가속화와 함께 폐교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지역사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이들 부지는 개인 등에 매각하거나 임대 및 자체활용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된 곳도 58개교로 알려졌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현상은 단순히 교육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경제와 문화,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교 부지의 효율적인 재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지역재생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폐교가 새로운 가능성의 무대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주민의 품으로 돌아온 공간은 마을교육공동체의 거점이 되고, 문화·복지·창업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지역을 다시 숨 쉬게 만든다.성주군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지역에서 폐교를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폐교 부지를 단순 문화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와 연계된 산업적기반 시설로 탈바꿈시킨 모델이기 때문이다.
버려진 공간이 새 가능성으로성주군농산물유통센터의 변신지속가능한 활용방향 설정이지역을 살리는 성공적인 재생
성주APC는 대가면 옥성리 9천300여평의 부지에 90여억원을 들여 2007년 개장했으며, 경북 최초로 성주농협 등 9개 단위농협이 출자해 설립한 농산물유통 전문법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주요 거래품목은 성주참외이며, 사과·배·방울토마토·채소류 등을 공동선별, 저장, 포장, 공동출하하며 전 공정의 자동화시스템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다.
지난해는 성주APC 공판사업이 법인 설립 이래 최초로 800억원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2022년 675억원, 2023년 758억원, 2024년 800억원 등 매년 상승세로 농업인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며 명실공히 지역농산물 유통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성주APC 관계자는 "성주참외 유통의 큰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도매시장 기능을 하는 공판장과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산지유통센터(APC)를 동시 운영하는 방식"이라며 "성주참외 조수익 6천억을 달성하며 참외산업 발전을 견인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폐교를 살리는 것은 단지 공간의 재활용이 아니다. 이는 지역의 기억을 지키고, 미래의 문화를 설계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 같은 유휴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활력과 공동체 회복력이 달라질 수 있다.
지역의 손으로, 주민의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공간은 공동체의 중심이 되고, 새로운 문화와 경제를 창출하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그 안에 담길 사람과 이야기를 먼저 상상할 때, 진짜 변화는 시작된다.
최성고 / 신영숙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