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설악,그곳은 바람조차 노래가 되고계곡의 물소리마저 심장의 고동처럼 들려오는,다시 가고 싶은 영원의 산이다흘림골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칠 년의 잠에서 깨어난 듯산의 숨결이 내 온몸을 감싼다이끼 낀 등산로는세월의 손길이 빚어낸 비단길,손발이 닿지 않는 오솔길은아득한 시간의 골짜기를 넘어새로운 생명으로 이끌어 간다여심폭포,깊은 이름처럼 여린 듯하나떨어지는 물줄기는 천둥 같아가슴을 쳐 울린다.그 앞에 서니나는 한낱 작은 존재그러나 동시에 그 거대한 물결 속에영원히 이어진 생명의 한 조각임을 안다등선대에 올라서면서북능선이 눈부신 장막처럼 펼쳐지고,구름이 길게 흘러가며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아, 미치도록 아름다운 풍경이여산은 산을 잇고, 봉우리는 봉우리를 이어저 너머 소청, 중청, 대청봉까지한 폭의 거대한 산수화를 그려낸다설악은 말없이 가르친다절정에 오르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듯삶 또한 영원한 오름과 내림의 길폭염이 지나면 바람이 불고장맛비가 쏟아지면 어느새 가을이 오듯모든 것은 흐르고 변하며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이 순간, 이 눈부신 감동파도처럼 밀려드는 설악의 울림은우리의 가슴에 새겨져세월을 넘어 영원히 남는다설악이여너는 땅의 기둥이요하늘과 맞닿은 영혼의 제단이다사람은 잠시 머물다 가도너의 능선은 파도처럼 출렁이며다시 인간의 가슴 속에서 살아난다그리하여 나는 안다설악은 단지 산이 아니라삶의 울림이요존재의 노래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