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뒤흔든 영화 「왕의 남자」가 지난 4월 18일 종영됐다. 대기록을 세웠지만 왜곡된 부분들도 많이 있다.
물론 「왕의 남자」 자체가 꾸민 이야기다. 광대로 나오는 장생 「감우성」과 공길 「이준기」 또한 영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과장된 인물이다.
본래 조선시대의 왕은 붉은 곤룡포를 입어야 함에도 슬프고, 외롭고, 고독한 연산군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푸른 곤룡포를 입은 것과 그 당시 중국에서도 시작에 불과한 「경극」이라는 연극을 궁중에서 공연했다는 것이 그 실례가 될 것이다.
특히 광대 장생 일행이 궁중에서 공연할 때 뇌물을 받은 고관의 모습을 풍자하기 위해 분장하여 들고 나온 부채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가장 큰 실수로 꼽을 수 있다.
부채의 앞면에 天下爲公(천하위공)이라 써져 있고, 그 옆에 孫文(손문)이라 적혀있다. 天下爲公은 孫文 총통이 주로 사용한 “천하는 황제 개인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중국과 대만의 관광지나 기념할 만한 곳이라면 天下爲公-孫文이라고 써넣은 싸구려 부채를 쉽게 살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뇌물먹은 고관이 들고 나온 부채가 바로 그런 부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합죽선을 사용했으면 좋았을 걸 왜 1400년대 연산군 이야기를 하면서 1900년대 인물인 손문의 글씨와 싸구려 중국부채를 사용했는지 소품담당자의 의식이 궁금하다.
이는 연산군이나 광대들에게 디지털시계를 채우고 촬영한 만큼 큰 실수이다.
지금 뜨겁게 달아오른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좀더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작은 실수로 큰 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흥행에 앞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한번 더 인지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이 영화 「왕의 남자」를 해외로 특히 중국이나 대만으로 수출하기 전에 세심한 손질을 해서 우리의 우수한 문화를 세계속에 심어주길 바란다.
아울러 우리 성주의 문화도 바로 세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