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2월, 생후 11개월의 정아가 한민교(43), 송월희(39) 부부의 품에 안겼다.
『누구라도 붙잡고 예쁜 딸이 생겼다고 소리치고 싶었어요』바라볼수록 너무 예쁜 딸이었다.
성주군 초전면 대장리에 작은 식육식당 운영과 농사를 짖는 한씨 부부는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살림과 적지 않은 나이에 입양을 결심하기까지 갈등이 많았다.
부인 송씨는『5∼6년 전 처음 남편에게 입양이야기를 했지만 그땐 아무런 말이 없었어요. 그 후 계속 입양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라며『하지만 입양을 막상 결심하려니까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내 자식 이상으로 키울 수 있을까, 키우면서 은연중에 차별하게 되지는 않을까…』라고 했다.
그래서 한씨 부부는 준비기간을 가졌다.
『항상 입양할 아이를 위해 기도했고, 두 아들에게도 동생이 올 거라고 준비시켰어요』그렇게 2005년 가을 한씨 부부의 평화농장의 수녀님과 함께 김천의 엠마뉴엘영육아보육시설을 찾아 정아를 입양했다.
『어떤 분은 대뜸 묻기도 해요. 얼마나 버냐고. 풍족하지도 않지만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정아가 커가고 웃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해요』라며 정아는 하늘이 주신 천사라고 했다.
또래 아이보다 작았던 정아는 엄마의 사랑을 아는지, 건강하게 잘 자라 지금은 오히려 또래 아이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더 크다.
대학생인 큰오빠와 고등학생인 둘째 오빠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정아를 보기 위해 주말이면 빠짐없이 집에 온다고 한다.
『하루는 밖에서 울면서 들어오는 정아를 보자 큰아들이 얼른 뛰어나가 안고 달래길래 좀 있다 문을 열어 보니 둘이 꼭 안고 잠들었더라고요』바로 이럴 때가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가족은 서로 닮아 가는 건지 정아는 클수록 엄마를 닮아가 신기하단다.『입양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행복 만들기」예요. 우리 집은 입양을 통해서 정말 행복해졌어요』라고 했다.
한편 주말이면 한씨 부부는 정아와 주변이웃들이 함께 김천엠마뉴엘영육아보육시설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