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사 평/
성주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그 산세가 순하고 인심이 좋아 학문이 높고 어진 사람들이 모여 살기 좋은 고을을 이루었다. 보이는 산과 들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머물러 쉬고 싶은 고을이다. 그 고을의 아이들이 쓴 것들을 깊이 있게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학생들이 쓴 작품들의 수준은 대체로 높은 편이다. 문학의 창작은 자신의 체험 가운데 가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이다. 그래야 읽는 사람에게도 읽을 가치가 있다.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읽고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독후감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신이 읽은 책이 감동적이었다면 그 이유를 밝혀 제시하면 된다. 그리하여 남들도 '그런 점이 있었구나' 라고 동의할 수 있으면 좋은 글이 된다.
먼저 고등부의 대상은 성주여고 2학년 송미현 학생의 글 「할머니의 사랑」을 뽑았다. 학생의 글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소재로 한 것이다.
마지막 끝처리가 집중력이 떨어져 성급하게 끝내려고 한 것이 결점이다. 끝처리가 약간 미숙하지만 전반부인 병원에 가서 할머니를 만나기까지와 후반부인 병원에서 할머니를 만나 반응을 보이기까지의 서사과정은 긴장감을 유발하며 이끌어간 전개능력이 매우 돋보인다. 앞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여 대상으로 뽑았다.
금상으로 성주여고 2학년 이경진 학생의 「어른이 된다는 건…」과 명인정보고등학교 3학년 안영 학생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를 뽑았다. 앞의 것은 시이고 뒤의 것은 독후감이다.
이경진 학생의 시는 외로움이 깊어 가는 과정을 사춘기를 겪으며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썼다. 내용이 평범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매우 참신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어릴 때에는 바다 속의 온갖 아름다움을 보았는데 나이가 든다는 것은 수평선 너머의 흰 구름 한 조각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비를 알아낸 예리한 눈이 매우 날카롭다. 평범한 내용을 참신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다.
안영 학생의 독후감은 ‘월드비전’의 가치에 대해 깨달아 가는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잘 전개했다. 자신이 느낀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 남의 작품을 읽고 자신이 감동 받은 이유를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은상으로는 안미영, 송아름, 신지윤, 서선혜, 박의현, 최성혜 학생들의 글을 뽑았다. 학생들의 글은 구체적 체험의 세계를 잘 나타낸 것이 돋보였다. 그러나 표현의 치밀함이 조금씩 모자란다고 생각하여 은상으로 뽑았다. 이보미와 강효정의 글도 체험의 세계를 잘 추적하여 쓴 것이 돋보인다. 앞은 학생들에 비해 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결점이다. 비록 동상으로 뽑았지만 잠재적 가능성을 보인다.
중등부의 대상으로 성주여자 중학교 2학년 이세영 학생의 「사고뭉치 내동생」을 뽑았다. 동생이 개구쟁이였으나 어느 날 제 시간에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언니와 마음을 졸이며 찾아다닌 것을 쓴 내용이다. 사건의 집중성과 구체성이 매우 돋보인다. 생동감 있는 표현도 매우 좋았다. 중학생들의 작품 가운데에서는 돋보이는 글이었다.
금상으로는 수륜중학교 3학년 장혜진 학생의 시 「여름이 있다」와 수륜 중학교 2학년 윤주희 학생의 수필 「체험학습을 다녀와서」를 뽑았다. 장혜진 학생의 시는 여름에 대한 개성적인 인식이 돋보였다. 4연에서 시적 긴장감이 떨어져 내용이 약간 흔들린 것이 흠이나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윤주희 학생의 수필은 체험학습을 다녀온 것에 대한 보고서의 성격을 지닌 글이다. 기행문이 갖추어야 할 여정, 견문과 이에 대한 감상 이 잘 짜여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마지막 여정지인 회연서원에 관한 것은 쓰지 말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것은 앞의 여정과 같이 구체적인 체험학습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얼버무리고 말았는데, 글 전체의 전개가 이 부분에서 엉거주춤한 느낌을 준다. 마무리 후일담에서 아쉬움으로 처리했더라면 더 짜인 구성미를 주었을 것이다. 또한 윤주희 학생의 수필은 구체적 제목을 정하지 못한 것이 큰 결점이다. 글에서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좋은 제목은 글 전체의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은상으로는 이혜빈, 이은영, 이보경, 김미소, 최지현 등의 학생들을 뽑았다. 이혜빈과 이은영의 시는 사물의 특징과 내용을 연결하는 발상이 참신하다. 내용이 너무 소품인 것이 흠이다. 이보경은 구체적 세계를 잘 썼다. 표현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결점이다. 김미소와 최지현의 독후감은 비교적 잘 쓴 편이다. 짧은 글에서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한 것이 내용분석의 치밀함을 떨어드렸다. 짧은 글의 독후감에서 표현의 집중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중심 내용을 설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글을 써야 한다.
동상으로 뽑은 도영웅, 박기대, 김진수, 김은지, 손지현, 송다운의 글은 구체적 체험을 쓴 것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상투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결점이다. 이은미의 「여행」은 비교적 안정감 있고 잘 짜인 구성을 갖추었지만 3연까지의 장독대 뚜껑 위에 떨어진 매화꽃과 4연에서 삼천리 구경 가고 싶다는 내용연결이 너무 비약적이다. 서현경의 기행문 「서대문 형무소에서 청와대를 거쳐 에버랜드까지」는 여정 및 견문과 감상이 잘 짜여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써야 할 것은 자료를 찾아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평범한 사실 나열만으로는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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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호 (시인/문학박사)
1959년 경북 청송 출생. 경북대 국문과 및 대학원 졸업.
1984년 「분단시대」동인으로 활동,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 부회장.
시집 :「다시 봄을 위하여」, 「겨울산을 오르며」, 「지상의 아름다운 사랑」
평론집 :「작가의식과 현실」, 「세계화 시대의 지방문학」, 「현실의 눈 작가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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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수상작/고등부
할머니의 사랑
송 미 현(성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토요일 저녁, 학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모처럼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께서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입을 여셨다.
“미현아, 할머니께서 많이 아프시다. 그래서 지금 병원에 계신단다.”
반찬을 집으려는 손은 멈춰지고, 갑자기 머리가 띵해왔다. 머리 속이 텅 비어버린 듯 했다. 애써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았다.
“네? 진짜요? 어디가요?”
“말도 잘 못 하시고 왼쪽 손도 마비가 와서…….”
엄마께서는 이내 말끝을 흐리셨다.
믿을 수 없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내가 기숙사로 가면서 다녀오겠다는 내 인사에 멀쩡하신 모습으로 대답해주셨는데, 꿈을 꾸는 듯 했다. 아니, 꿈이길 바랬다.
“오늘, 우리 가족 모두 할머니 계신 병원에 가자. 얼른 준비해라.”
그 때까지는 그래도 큰 문제는 아니겠지 하고 내 자신을 위로하며 약간은 마음을 놓으려 했다. 하지만 병원에 막상 도착하니 느낌이 이상했다. 읍내 조그마한 병원에만 갔었던 나는, TV에서만 보던, 입원실이 줄지어져 있고, 몇 층 안 되는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병원이 두렵고 낯설게만 느껴졌다.
담당의사는 아직 면회시간이 되지 않아 좀더 기다려야 된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은 큰어머니께서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 잠시 후, 큰어머니께서 모습을 드러내시고, 떨리는 마음으로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향했다.
우리 가족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면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보호자 대기실에서 면회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어머님 상태는 어떠세요?”
“이제 말씀도 좀 하시고, 나아지셨는데 자꾸 우신다. 혈압이 올라간다고 울지 마시라고 하는데도 계속 우시니 우야노.”
“좀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하던데요. 피를 그리 쏟아내셨으니…….”
‘자꾸 우신다고? 피를 흘리셨다고?’
어른들께서 나누시는 말씀에, 정신이 버쩍 들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할머니의 상태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자꾸 눈물이 나왔다. 큰어머니께서 울지 말라고 하는데도 이놈의 눈물샘은 고장이 났는지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병실에 들어가면 절대 울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울면 할머니께서도 우시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할머니 건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말하시는 큰어머니는 이미 죽음이라는 걸 겪어 보셔서 그런지 담담해 보이셨다. 그러나 아직 어린 내겐 ‘죽음’이라는 건 여전히 두렵고 무서운 존재였다.
드디어 면회시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는 할머니께서 어떠하신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막상 병실에 들어서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차라리 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집에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의사들은 냉정하게도 병실에 세 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원활한 병원 운영을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런 의사들의 모습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지 않을 수 없었다.
손을 소독하고, 앞치마 같은 것을 둘러매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내내 보이는 건 앙상한, 목숨이 붙어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참혹해 보이는 노인들이었다. 끔찍했다. ‘설마 우리 할머니도?’라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할머니에게로 향하는 그 몇 걸음이 길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할머니 앞에 서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곤히 주무시고 계셨다. 큰어머니께서 우리가 왔다고 할머니를 깨우시자 할머니께서 일어나시는데 정말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보여 또다시 눈물이 나오고야 말았다. 울면 안 된다고, 울면 할머니께 안 좋다고 내 자신을 계속 질책하고 꾸짖어도 한번 나온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일부러 뒤돌아 눈물을 닦기도 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데 어린아이처럼 자꾸 침을 흘리셔서 큰어머니께서 수건으로 계속 닦아주어야만 했다. 며칠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할머니의 모습에 내 가슴은 찢어지는 듯 했다.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시는 게 누가 보기에는 힘들어 보이시는데도 계속 우리 걱정만 하셨다. 엄마께서는 빨리 나으시라고 말씀드리라며, 내 손이 할머니의 손을 잡게 했다.
“할머니, 흑, 흐윽…….”
처음으로 잡아보는 할머니의 손이었다. 그 까칠함과 앙상함에 나는 결국 북받쳐왔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시고는 할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다. 정말 어린아이처럼 ‘엉엉’우셨다. 할머니께서 그렇게 우시는 모습이 처음이었다. 아니 할머니께서는 종종 우셨을 지도 모른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시지 않았을 뿐.
겨우 내 자신을 진정시키고, 할머니의 초췌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와 이렇게 눈을 마주친 적이 있었던가. 할머니의 얼굴에 깊은 박힌 주름은 내겐 생소했고, 얼룩덜룩 핀 검버섯도 모두 낯설었다. 어쩌면 그게 할머니의 본 모습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할머니께서 변하셨다고만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할머니의 그 앙상한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할머니에게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었다. 항상 할머니께 받기만 했다. 그게 당연한 것처럼 살아왔다. 그래서 할머니께서 조금이라도 내게 못해주시는 것이 있으면 짜증내고 화내고 손녀라고 살갑게 대한 적도 없었다.
할머니께 웃으며 손 잡아주고, 어깨 주물러주는 그 조그마한 일 하나도 해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의 사랑에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외면해왔다. 할머니가 창피스러웠고 어쩔 때는 몹쓸 생각으로 할머니께서 차라리 안 계셨으면 하는 생각까지 했다. 난 정말 나쁜 손녀였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도 아무렇지 않게 드시는 할머니가 싫었다.
손도 안 씻고 과일을 깎아주시는 할머니가 싫었다.
밖에서 친구들과 있을 때 꾀죄죄한 모습으로 아는 척 하시는 할머니가 싫었다. 그런 할머니가 싫었다.
그것이 사랑인 줄 몰랐다. 그런데 할머니의 체취만이 풍기는 휑한 이 방에 덩그렇게 홀로 서 있는 지금, 나는 깨달았다.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한평생 바쳐온, 그리고 앞으로도 주실 사랑이라는 것을…….
이젠 내가 그 사랑을 드릴 것이다.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할머니께서 다시 건강해지기만 한다면.
대상 받을 줄은 생각도 못하고 써내려간 글인데 막상 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사실 저에겐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고, 할머니께서도 예전처럼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에는 상을 위해서 좀더 멋지고 화려한 말로 글을 치장하기에 바빴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쓸 때만큼은 정말 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제가 이 상을 받은 것은 그 진심이 통했던 것이고, 비록 병실에 누워계시지만 할머니께서 저를 뒤에서 묵묵히 격려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상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휘황찬란한 말로 꾸민, 멋진 글, 훌륭한 글이 아닌 ‘좋은 글’, ‘진실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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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수상작/중등부
사고뭉치 내 동생
이세영(성주여자중학교 2학년)
“까르르르”
기분이 좋은 듯 웃음을 터뜨리는 내 동생 세진이. 가끔씩 부모님 속 썩혀 집이 흔들릴 정도로 큰 소리가 나긴 하지만, 세진이 덕분에 우리 가족은 항상 웃음을 짓게 된다. 말썽쟁이, 사고뭉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등등 우리 집에서 가장 별명이 많은 것도 아마 세진이 일 것이다. 항상 작은 말썽을 일으켰지만, 큰 사고는 없었던 세진이었는데…….
1년 전, 내가 느낀 최고의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났었다. 그 날이 아마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맞은 첫 번째 주말이어서 언니와 함께 오랜만에 컴퓨터를 하며 놀고 있었는데 세진이가 밖에 놀러나간다고 해서 허락해 주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보통 때는 3시나 4시가 되면 들어오던 세진이가 6시와 7시가 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걱정이 되어서 언니와 나는 얼른 밖에 나가서 세진이를 찾으러 다녔다. 세진이가 자주 놀던 앞 놀이터나 뒷 놀이터에 가보아도 세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조금 멀리 떨어진 놀이터에도 가보았지만 세진이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서 얼마 전에 보았던 뉴스가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갔다.
‘요즘 어린이 납치 사건이 늘어나면서…….’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차지하면서 불안한 마음은 눈덩이처럼 점차 커져갔다. 지나가던 아이들에게도 물어보고 세진이와 놀던 아이들에게도 물어 보았지만,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집에 갔다는 말밖에 듣지 못하였다.
언니는 부모님께 전화를 했고 부모님께서는 얼른 집에 돌아오신다고 하셨다. 부모님마저 계시지 않으니깐 불안한 마음을 넘어 무서운 기분까지 들었다. 부모님께서 오셔서 경비실을 통해 방송을 하려고 경비실에 가시려고 하는데 그 때,
“언니야!”하면서 뛰어오는 세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웃으면서 계단을 뛰어오고 있는 세진이의 모습을 보고 순간 불안했던 마음이 탁 놓이면서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맺히면서 한번 흐른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세진이는 그 날 저녁 언니에게 무척 혼이 났다. 언니도 무척이나 걱정했는 건 물론이고 나와 부모님께까지 걱정을 끼쳐드렸기 때문에 나는 결코 언니를 말리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우는 모습을 보시면서,
“맨날 둘이 치고 받고 싸울 때는 언제고 세진이가 없으니깐 세영이가 많이 걱정했나 보네 하하…….”하며 놀리시는 엄마의 목소리에 가족 모두 웃음보를 터뜨렸고 나도 결국 그만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세진이는 그 날 이후 물론 일주일간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밖에 나가지 못한다며 칭얼대었지만 절대 허락해 주지 않았다.
그 때 생각을 하면 한편으로는 아찔했고 또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사건으로 인해 나는 가족의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밖에 가족 식사를 하지 못했고 또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었는데 그 일로 인해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요즈음에도 항상 말썽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세진이지만 아마 세진이가 없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건강하고 언제나 밝은 웃음을 보일 수 있는 내 동생 세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어 선생님께서
"세영아, 너 성주문학회에 낸 글짓기가 대상 받았데이!"
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정말 저의 기분은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놀랐고, 또 그런 상은 처음이었던 저라서 무척 기뻤습니다.
항상 가르침과 기회를 주시는 백명현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많이 부족한 글을 높이 평가해 주시고 큰상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자만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 아무리 작은 상을 받게 되더라도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큰상을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