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낙동강 쪽 발전은 필연, 성주를 대구의 「일산」으로/
/성주만의 고유한 자원과 자산 활용해 관광·수익사업 벌여야/
/미래지향적·전향적 근무와 협동·단결로 지역발전 매진해야/
성주발전포럼「제 1회 명사초청강연」에서 강단에 선 이상희 전 장관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성주를 지명변화가 가장 많고, 인구변화가 극심했으며, 성(姓)씨의 본향이 가장 많은 고장으로 특징짓고 성주가 상대적으로 발전이 미미한 것은 교통의 요지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차 성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주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이점을 살려 특성화·명품화 시켜라」고 주문하고, 이를 위해 변하지 않은 자산인 지리적 이점과 참외 명성, 천혜의 가야산을 적극활용하고 역사적·문화적 자산 등을 이용해 도심인구유입과 관광객들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공무원들에게는 미래지향적·전향적 근무자세를 요구하고 군민들에게는 칭찬하고 힘을 합쳐 성주발전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다. (편집자주)
성주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군민, 공무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보냅니다. 특히 재해를 입은 군민들에게 위로의 말씀과 함께 조속히 복구하여 정상을 되찾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고향은 잊을 수 없는 안식처
저의 고향은 대가면 금상동 당곳 밑의 웃상삼이라는 동네입니다.
누구나 잊을 수 없는 것이 고향입니다. 저도 자주오지 못하지만 한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나의 발자취가 타인과 달리 고향 땅에 남아 있다면 수많은 곳에 수십만 개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누군가 1910년부터 50년 간 우리나라 노래가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이 쓰인 단어가 고향과 버드나무라고 했습니다. 버드나무는 동네 앞 개울가에 자라는 것으로 고향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누구나 고향을 잊을 수 없듯이 저 또한 성주를 사랑합니다.
-성주, 교통요지에서 제외돼 발전 늦어
성주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가 고을 이름의 변천이 가장 많았던 곳입니다. 성신가야, 본피현, 대주군, 신안현, 성산목 등 시대의 변천과 국가 공헌도에 따라 부침이 있었습니다. 한때 인근 칠곡·고령·화원·김천 등이 성주 관할 지역이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인구의 변화가 극심했습니다. 1800년대 인구 7만명으로 당시 대구보다 많았습니다. 1930년대에는 10만명, 이후 12만명까지 늘었다가 지금은 4만명으로 1650년 당시 인구 규모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주는 성(姓)씨의 본향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흔히 안동 등을 지칭하지만 성주가 가장 많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성주의 역사성과 전통, 발전했던 고장임을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상대적으로 발전이 안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본인 생각으로는 교통의 요지에서 빠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은 동로(東路), 중로(中路), 서로(西路)가 있는데 성주는 동로에 속하며 이 기준은 낙동강입니다.
임진왜란 때 왜장「고니시 유끼나까」의 진격로가 성주를 거쳐 북진했고, 일제시대 경부선 철도예정노선이 성주를 지나가도록 되어 있었으나 유림의 반대로 왜관 쪽으로 건설됐습니다. 만약 철도가 부설됐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면 장차 성주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경제 활성화와 소득향상, 인구증가, 복지향상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특히 경제란 묘한 것으로 날아 다닙니다.
-대구의 2백50만 인구를 끌어들여라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날아 다니는 것말고 꼼짝없이 있는 것을 살리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성주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먼저 고려할 것은 땅덩어리입니다. 성주의 한시간 거리에 인구 약 2백50만명의 큰 도시가 있습니다. 인구 2백50만명은 적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대구의 이 큰 인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성주까지의 이동시간을 더 단축시켜야 합니다. 도시의 확장원리나 대구의 입지를 고려할 때 대구가 낙동강 쪽으로 뻗어나가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대구시장께 낙동강을 대구의 한강으로 만들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면 성주는 큰 땅을 가지고 있는 대구의 위성도시, 배후도시로서 가장 적합한 곳이며, 대구의 분당이나 일산이 될 수 있습니다.
-참외를 세계최고의 걸작품으로 만들어야
또 하나의 이점은 경작지와 참외입니다. 성주참외의 명성은 전국최고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명성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식물분야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연구로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성주참외도 열심히 연구하여 더욱 맛있고 품질 좋은 명품참외를 만들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참외를 생산해야 합니다.
-천혜의 자원, 가야산 개발 필요
다음 가야산은 아무도 못 가져갑니다. 몇 천년 전부터 우리 고장에 있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대로 있습니다. 그래서 가야산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릴 적 가야산을 등반 한 적이 있는데 하늘도 안보였고 온 천지가 캄캄했습니다. 가다보니 어딘가 확 트인 곳이 있었고 계곡이 보였으며 그 한 쪽에 붉게 타는 듯한 벌똥나무(보리수나무)가 빼곡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또 한참을 내려오니 돌감나무가 석양을 받아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도 이런 절경을 본적이 없습니다. 후일 생각해 보니 천당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해인사 쪽 가야산은 경사가 급하고 물살이 빠르고 90%이상이 소나무인데 반해 성주 쪽은 물이 많고 비교적 완만해 넒은 개천을 이루며 90%가 잡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계·용사도 장관이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소나무 우는 소리가 무서울 정도였으며, 만귀정의 옥수가 쏟아지는 폭포도 탄복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가보니 정말 실망했습니다. 예전과 너무나 차이가 났습니다. 한 마디로 버려놨습니다.
가야산은 들어가지 못하게 꽁꽁 묶여있어서는 안됩니다. 1백여년 전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신계·용사에서 백운동 방향으로 횡단도로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편리하도록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벌똥나무·돌감나무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렇게 해서 대구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대구사람들이 갈 곳 중 가장 적합한 곳이 가야산입니다.
도로확장으로 대구사람들이 가야산까지 30분 이내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문화유적·자연 등을 상품화해야
그리고 성주의 고유한 것을 명품화 해야 합니다. 규장각을 보면 독용산성에 관한 깜짝 놀랄만한 기록이 나옵니다. 성주성이 그려진 지도에 독용산성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고 객사, 별감, 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 신라왕이 천막을 치고 꽃구경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듣기에는 흰 철쭉꽃이 있다고 했는데 이 흰 철쭉꽃을 구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전국 시·도지사, 시장, 군수들은 지역특성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수박, 참외 같은 것이 없으니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 무주의 개똥벌레축제, 영월의 김삿갓·책·유물·곤충 박물관 등이 좋은 예입니다.
유명한 로렐라이 언덕에는 강가에 조그마한 동상하나 세워 놓았을 뿐인데 관광객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이스라엘은 요단강 강물을 팔고 있으며 일본 곳곳에 사료박물관 등도 있습니다. 여기에 비해 성주 독용산성은 아주 좋은 소재입니다.
또한 농업박물관, 가야문화박물관 건립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고장이 어느 지역보다 농업박물관 건립에 적합하며, 고령은 대가야 박물관을 짓는데 6가야 중 하나였던 성산가야박물관을 짓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도지사 시절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감포의 해중(海中) 문무왕릉 주변에 감은사 복원과 바닷물을 끌어들이며 호텔을 짓고 대나무 숲을 조성하여 그 대나무를 이용해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기념품과는 차별화된 피리를 만들어 특색 있는 기념품을 판매하고자 계획했으나 이루지 못해 아쉽습니다.
또 삼국유사 「헌화가」에 보면 강릉태수 순정공의 부임길에 수로부인이 절벽 위의 철쭉꽃을 꺾어다 줄 것을 요구했으나 위험하여 아무도 응하지 않자, 한 농부가 꽃을 꺾어다 바치면서 「깃대바위 끝에 붉은 나무 숨을 쉬고 모양을 부끄러워하니 꽃을 꺾어 받자오리다」라는 시를 함께 읊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지사와 영덕군수에게 이와 관련된 기념공원조성을 이야기해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우리 성주도 이와 같은 근거를 찾아내 볼거리를 만들고 관광객이 모여들면 점차 찻집, 음식점, 특색 있는 기념물을 만들어 파는 등의 수익사업을 벌여야 합니다.
=>존경하는 성주군민, 공무원 여러분!
모든 사업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고, 돈 마련이 항상 큰 문제입니다. 가난한 나라의 공직자는 돈 쓰는 것 보다 돈 벌기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돈 되는 곳, 돈 줄 곳을 찾아서 울어야 합니다. 울어야 젖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본인도 힘닿는 데까지 돕겠습니다.
또한 공무원들은 먼 훗날 10년, 20년 아니 그 이상을 보고 일해야 합니다. 우리 후대를 위해 기초를 만들고 평가는 나중에 받아야 합니다.
일을 겁내지 말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안 된다고 하지말고 군민들과 함께 살을 에이는 아픔을 느껴야 합니다.
군민들은 서로 돕고 칭찬하며 힘을 합쳐 성주의 미래 발전을 위해 진력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전 군민과 공무원들이 협동하여 성주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성주가 살기 좋은 고장, 살고 싶은 고장으로 나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서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