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할아버지 성주초등학교 5-3 전 병 호 나에게는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시다. 6.25 전쟁 때 돌아가신 작은 할아버지이다.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에 의하면 1953년 6월경 전쟁이 끝나갈 무렵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작은 할아버지가 화장이 되어 하얀 보자기에 싸여서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한다. 명절 때마다 아버지와 성묘하러 갔을 때도 작은 할아버지 산소는 초라하게 관리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더니 옆에서 듣고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다. ?작은 할아버지는 키가 크고 목소리가 우렁찬 청년이었지.? 작은 할아버지께서는 2002년도 4월22일에 대전 국립묘지로 옮겨져서 지금은 그 곳에 계신다. 아버지께서 근무했던 곳이 6.25 참전용사 영령들을 모시는 영천호국원이었다. 아버지의 근무지를 몇 번 가 보았지만 잔디밭 위에 비석만 줄맞추어 서 있는 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보기만 했었다. 그런데 우리 작은 할아버지도 그렇게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뿌듯하였다. 아버지께서 근무하셨던 영천호국원이란 곳에는 한 달에 두 번씩 6.25 참전 용사 분들을 안장하는 합동 안장식이 거행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 곳에 참석하는 유가족들은 한편으로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슬프게 울기도 했었지만 한편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된다는 뿌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하셨다. 나라가 위급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그분들을 위해 한 평이라는 좁은 땅을 국가에서 제공하고 비석 위에 계급과 이름을 적고 그 앞에 화분이 놓여진 좁은 장소를 보았을 때 아무생각 없이 행동했었다. 그런데 영천호국원 전시관에 있는 사진을 보면서 북한의 탱크 앞에 몸을 던져 싸우신 육탄 11용사들의 공적을 보면서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이 분들의 커다란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이 들면서 한 순간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관에는 X-레이 사지이 한 장 있었는데 무릎 관절 부위에 하얗게 보이는 총알 모양이 선명한 사진이었다. 6.25때 총을 맞고 총알이 몸에 있는 줄도 모르고 한 평생을 아파 오자 병원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총알이 몸에 박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총알 때문에 무릎이 아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어느 참전 용사의 사진이라고 들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총알을 맞았을 때 피가 흐르고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해 보았다. 처절한 전투 속에서 너무나 정신 없이 싸우다가 총알을 맞고도, 열악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총알이 박혀 있는지 조차 확인도 못한 채 한평생을 사셨다니.... 또한 그 당시는 총알이 박혀 있는 것을 알았다고 해도 치료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또 다른 이야기는 내가 살고 있는 성주에서 가까운 왜관의 다부동이란 곳의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아주 큰 전투가 있었다는 곳이다. 아버지께서 성주부대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계실 때 유해 발굴사업을 실시했다고 한다. 아버지께서 중대원들과 수색한 다부동에 있는 금학산이란 곳은 아직도 총탄과 박격포탄이 있고, 진지였던 곳으로 생각되는 곳을 파보면 뼈 조각들이 살아있을 때 형태를 그대로 갖춘 채 발견되기도 한다고 하셨다. 수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군번표를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아버지께서 유해발굴사업과 6.25참전 용사를 모시는 영천호국원에 근무하셔서 6.25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으며, 작은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우리 가족 중에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이 계셔 뿌듯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나에게도 특별한 6월이 될 것 같다.
최종편집:2025-05-13 오전 11: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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