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읍에 사는 주부 김모(35) 씨는 최근 방학을 맞은 두 아이들과 매일같이 전쟁을 치른다.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인 두 아이들은 눈만 뜨면 컴퓨터를 켜놓고 인터넷 게임 삼매경에 빠져들어 아예 끼니조차 거르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이 시간만 나면 뜨거운 태양을 피해 하루 종일 인터넷 게임이나 채팅에 몰입, 인터넷 중독이 우려되고 있다.
성주교육청이 지난 5월 관내 22개 초·중학생 3천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중독 자가 진단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3명꼴로 인터넷 중독이나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지표를 이용한 설문조사에서 정상인 학생이 62.7%였고 중독에 경계를 해야 하는 학생이 33.9%, 중독이 의심(5.5%)되거나 중독된 학생(2.1%) 9.7%이다.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평일에는 약 2시간, 주말에는 4시간 정도로 조사됐으며 10명중 2명은 온라인 게임을 하며 현금을 주고 아이템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짜증스럽다가도 인터넷을 하면 그런 기분이 사라진다는 응답이 많으며 응답자의 22.8%는 「하루 일과 중 인터넷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인터넷 사용이 심각성을 보이는 가운데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시간개념이나 그 차이가 모호해 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밤새도록 인터넷에 매달리는 등 이용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겪게 된다.
박모(명인중학교 2학년) 군은 『방학 때는 아침 일찍 학교에 가지 않아 밤새도록 게임을 한다』며 『또 몰래 부모님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구입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모(성주초등학교 5학년) 군은 『방학 중에는 어떤 일보다도 인터넷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며 『얼만 전 컴퓨터 고장으로 게임을 하지 못했는데 불안하고 신경질이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주읍의 한 pc방에는 손님의 90% 이상이 방학을 맞이한 청소년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전념하고 있다.
정모(‘ㅍ’pc방 아르바이트) 씨는 『방학 전 보다 평균 2∼3배 정도 청소년들이 많다』며 『일부 초등학생은 오전 9시부터 하루 종일 게임을 한다』며 그 심각성을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인터넷 중독에 빠지면 학교성적이나 친구관계, 신체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인터넷 중독은 한번 빠지면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예방이 중요하다』며 『특별한 목적 없이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고 컴퓨터 옆에 인터넷 사용일지를 붙여놓고 스스로 시간관리를 하도록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