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놀이터의 많은 놀이 중에
그네타기를 가장 좋아하는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아이
엄마를 잃어
홀로 남게 된 아이는
엄마 없는 줄도 모르고
해맑게 웃고 있다.
친구들과 그네 위에서
누가누가 높이 오르나
하늘 높이 떠올라서
멀리멀리 내려다보며
해마저 숨어 버릴 때
아이는 여전히 그네 위에서
오지 않는 누군가를,
누군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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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오지 않는 사람, 자신을 ‘버린’ 사람을 기다린다.아이는 아이라, 그래도 웃음이 해맑은데, 슬픔은 해질녘에 내려오는 그늘처럼 깔린다. 잠시 찾아왔던 사람들은 모두 가고, 혼자가 된 아이는 포기할 수 없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고독한 삶에 오래오래 익숙해질 것이고, 그 ‘누군가’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서 그 삶이 슬플 것이다.
아이를 바라보는 학생의 시선이 너무 따뜻하고 슬프고 진지하다. 마치 우리에게 “이 아이의 미래에 대해 당신이 진 빚은 없는가.......누가, 어떻게, 아이의 아픔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아이의 그네는 지금도 흔들리고 있을 것이지만, 그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 배창환(시인·성주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