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현대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전세계 65여개국의 오지를 찾아다녔던 여행가 한비야가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800km(2,000리)에 이르는 우리 땅을 49일 간 두 발로 걸어다니며 쓴 여행기이다.
이번 여행은 이 땅의 실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여행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수많은 여행 동반자들과 만남을 거듭했던 세계여행과는 달리 혼자 지내는 절대적인 시간이 많았던 이번 여행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기회를 갖게 했다.
이 땅을 걷는 한 걸음에는 6여년간의 세계일주를 국토종단으로 마무리하며 길 위에서 체득한 여행 철학과 삶의 깨달음들이 배어 있다.
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국토를 한 번 걸어 보아야 한다는 절실한 깨달음 끝에 저자는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도보 여행을 적극 권유한다.
단 한가지, 저자가 독자에게 당부하는 점은 도보여행이란 즐기기 위한 것이지 의지력 테스트나 극기 훈련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땅을 걷는 즐거움, 땀의 정직함, 시골 사람들의 인정, 우리 강산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이 땅의 정기를 듬뿍 받으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