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는 대도시 인근 농촌지역으로 비교적 소득이 높은 참외 재배지역이다. 타 시군에 비해 농업소득이 높다보니 돈의 쓰임새도 높아 유흥시설이 특히 많아지면서 놀이문화에 익숙치 못한 농촌 남성이 다방 등을 전전하면서 가정의 파탄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무더위도 이겨내며 굵은 땀방울로 맺은 농사의 결실을 농한기면 티켓다방 등에 탕진하는 등 별다른 오락이 없는 사회적 취약성을 파고들어 농민을 병들이고 정상적인 가정을 파괴하는 불건전한 놀이문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건전한 놀이문화의 부재는 지역사회의 문제로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원인 분석 및 그 실태를 조사하고 아울러 해결방안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게·재·순·서
1. 고소득 농업과 놀이문화 부재
2. 독버섯처럼 스며드는 다방문화
3. 지역 놀이문화 이대로는 안 된다
4. 건전문화 정착 위한 지자체의 역할
「지역 놀이문화」 관련, 지역민 3백명에 설문조사
응답자 68%, 티켓영업 등 불건전 문화 팽배 동의
건전한 문화형성을 위한 지자체의 대책 마련 절실
삶의 질, 소득 수준 못 따른다
앞서 두 차례의 보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주군은 타 지역에 비해 농가소득수준이 높은 반면 여가시간을 보낼 마땅한 놀이문화의 부족으로 지역민이 느끼는 삶의 질은 소득만큼 풍요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지역에서는 농사일을 마치고 마땅히 문화생활이나 여가를 보낼 프로그램이 충분치 않아 소위 「티켓다방」 등의 불건전한 놀이문화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음은 앞서 거론한 바 있다.
이에 관계당국에서는 집중단속과 강력한 근절활동을 전개해 현재 티켓다방은 많이 근절됐다는 일설도 있으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을 가장한 티켓업소까지 생겨나는 등 불건전 놀이문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아울러 별다른 여가문화가 없는 농촌실정 탓에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지에서는 재미삼아 소일거리로 고스톱 등의 사행성 놀이가 성행하는 등 건강한 농촌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거기다 일부 면소재지 등지에는 다방 안에 사행성 오락기까지 두고 있는 등 사행성을 조장하는 놀이문화가 팽배하다는 지적인데, 이 같은 근원에는 힘든 농사일에 따른 도피성 등이 있어 일시적 쾌락성이나마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도박과 같은 사행성오락이 단지 농촌지역에서 유일한 소일거리이자 취미로 여기는 관습으로 인해 그 심각성이 인식되지 않고 있어 더욱 문제이다.
삶의 만족도 여성이 더 낮아
성주군은 지역의 높은 소득수준에 삶의 질이 상응하지 못한 관계로, 높은 소득수준에도 지역민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삶의 만족도는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에서는 지난 달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 간 관내 10개 읍면에 거주하는 지역민 3백명(남 1백62명, 여 1백38명)을 대상으로 「지역 놀이문화」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54.3%인 1백63명이 농촌생활에 만족한 반면 45.7%인 1백37명은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남성의 경우에는 응답자의 61%인 99명이 만족했으며 39%인 63명만이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했으나, 여성의 경우에는 만족한다고 한 응답자가 46.4%인 64명에 그치고 53.6%인 74명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변하는 등 남성보다 여성에게 있어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참외농사를 짓는 지역 여성들의 경우 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쉴틈 없이 일하고,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여름에도 한낮 더위를 피해 오전과 오후 최소한 8시간 이상은 고온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농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즉, 농촌여성은 자녀양육 등 가사노동의 주체인 동시에 농업의 주체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으나 일과시간 외의 시간에도 단순히 TV 청취 등의 단조롭고 소극적인 여가를 보내는 데 그치는 등 제대로 된 여가문화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실정에서 지역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한 기둥인 농촌여성들의 삶의 질을 보장함으로써 크게는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농촌가정의 해체까지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TV 시청 등 소극적 여가에 그쳐
삶의 만족도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만족이 함께 충족될 때에야 가능한 것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일과 후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평소 일과 후 여가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8.3%인 1백15명이 별다른 여가활동 없이 텔레비전을 시청할 뿐이라고 답했으며, 25.7%인 77명이 운동을, 8.3%인 25명이 음주를, 7%인 21명이 독서를, 20.7%인 62명이 기타의 순으로 응답했다./
물론 한정적인 인원에 의한 설문조사였으나 현재 지역의 놀이문화가 그리 다양하지 못하고 어느 한 부분에 편중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 즉, 여가시간이 생긴대 해도 제대로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이유로 대다수가 소극적인 여가·취미활동에 그치고 있어 건강한 문화형성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놀이문화 부재로 인한 악영향 의식
아울러 본지에서는 우리 지역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한 여가문화가 부족, 이에 티켓다방 등의 불건전한 여가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지역 내 불건전 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일설과 관련해 지역민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 지를 알아봤다.
이에 전체 응답자의 68%인 2백4명이 티켓다방 등의 불건전 문화가 팽배하다는 데에 동의하는 등 지역민 스스로도 놀이문화 부재와 이로 인한 악영향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전체 응답자의 32%인 96명만이 불건전 문화가 팽배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 결과를 응답자의 성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남성 67.3%(1백9명)·여성 68.8%(95명)가 동의하는 등 남녀 모두 지역 내 불건전 문화가 팽배하다는 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불건전 놀이문화가 팽배하는 데에 동의하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놀이문화 부재가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질문한 결과 △자녀교육에 악영향 △경제적 파탄 △가족 해체의 위기 △성 범죄 증가의 순으로 꼽았다.
아울러 불건전 놀이문화를 근절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로는 △이용자의 의식 전환이 최우선으로 이뤄진 가운데 △지자체의 건전 문화 조성 노력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 △업소의 자율적인 자정 노력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여가문화 창조 위한 官 노력 시급
결국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여가문화 향유에 관한 지역의 욕구는 커졌지만 도시에 비해 여가문화가 부족한 농촌실정 탓에 틈만 나면 불법 티켓영업을 이용하거나 고스톱·포커 등 사행성 놀이문화에 몰두하는 등 건전한 생활문화를 좀먹는 실정으로, 개선이 절실하다.
이에 따른 해결책에 대해서는 지역민 스스로의 의식 전환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관의 노력이 시급하다.
즉 농민들이 힘든 농사일을 한 후 쉴 수 있는 시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으로, 건전문화 정착을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획취재 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