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 활활 타오르는 달집에 소원 기원
나쁜 일을 태워버리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정월 대보름인 지난 4일, 궂은 날씨 때문에 보름달은 구경할 수 없었지만 한해의 액운을 쫓고 풍년을 기원하는 대보름 행사가 지역 곳곳에서 풍성하게 열렸다.
오전에는 정성껏 준비한 보름음식으로 액운을 털고 안녕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지냈고, 날이 저물자 해무 뒤편에 떠올랐을 대보름달을 마음 속에 그리며 활활 타오르는 달집에 소원을 기원했다.
각 읍·면에서는 설 명절 이후부터 각급 기관·사회단체에서 윷놀이 행사를 통해 단합된 힘을 모아왔으며, 금번 풍물놀이·대동회·윷놀이·달집태우기·장승제·쥐불놀이 등 다양한 전통민속 놀이 등이 이어진 정월대보름 행사로 지역 화합의 절정을 이뤘다.
이른 오전부터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 가천면은 마을의 오래된 훼나무에 면민들의 안녕을 소망하는 기원제를 지냈으며, 대가면 흥산리 역시 마을 입구에서 장승제를 지냈다.
황금 돼지잡기행사를 마련했던 금수문화마을은 비 때문에 기원제만 거행, 달집은 비가 그치는 오는 7일 태울 예정이다.
수륜면 법산리에서는 생활개선회가 지역 노인들을 초청,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대접하고 흥겨운 놀이마당 행사를 가졌다.
풍물패의 흥겨운 길놀이 한마당을 시작으로 진행된 초전면은 3백여명의 지역민들이 모여 소망 기원제,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의 민속놀이마당과 부럼 깨기, 귀밝이술, 엿치기 등 세시풍습마당을 펼쳤다.
벽진면 봉계리에서도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했으나,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주민 안녕 기원제와 흥겨운 윷놀이 등으로 대신했다.
특히 우중(雨中)에서도 기관·단체장과 5백여명의 지역민들이 참여한 선남면 용신1리 달불놀이 축제에서는 초등학생 동네얼굴 그리기, 쥐불놀이, 군고구마 구워먹기, 선남 주부합창단·각설이 엿장수·민요가수 초청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이창우 군수는 『많은 주민들이 보름달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풍년을 기원하는 비가 오는 것 같다』며 『보름달은 예로부터 풍요와 다산이란 큰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만큼 올 한해의 나쁜 일을 태워버리고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을 기원했다.
대구에서 선남면을 찾은 주민 김모(37) 씨는 『봄비가 내려 보름달은 볼 수 없었지만 흥겨운 사물놀이패 공연과 달집태우기를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뜻 깊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