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수많은 조직의 자기 성장논리로 유지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고 작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 단위, 지역사회 같은 운명공동체와 조기 축구회, 동창회, 동갑계처럼 회원들의 친목과 취미활동을 위한 모임들은 여기서 말하는 조직의 범주는 아니다. 하지만 경북대학교 총동창회는 단순한 친목단체이지만 유급직원으로 구성된 사무처는 여기서 말하는 조직이다. 경북대학을 졸업한 총동창회 사무처 직원은 「동창회원의 입장이 아닌 사무처 직원」으로서 조직의 사명과 목표를 위해 일한다. 그는 오직 「경북대 총동창회의 정해진 목표」를 위해 복무하고 노력의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 이와 같이 모든 조직은 정체성이라고도 표현되는 나름대로의 사명을 가지고 있고, 모든 조직원은 그 사명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조직의 원리이다. 기업, 병원, 학교, 공공기관 등 현대적 의미의 모든 조직은 예외 없이 그 존재 이유인 정체성과 함께 부여된 사명이라는 각자의 목표가 있다. 이른바 모든 조직은 제 각기 「목표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목표는 또 어김없이 「외부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의 고객가치창출, 병원의 환자치료, 협동조합의 조합원이익증대, 경찰의 치안유지 등 이른바 조직 활동의 모든 결과물은 예외 없이 외부를 향하고 있다. 바로 이 외부를 향한 공헌활동이 각 조직의 사명이며 목표다. 따라서 조직원의 임무는 조직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명과 공헌」을 달성하는 것이지 결코 「조직 내부의 무엇이나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해야 한다. 자기 돈이 아닌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 기관의 조직원은 더욱 엄격한 외부공헌 의무를 느껴야 한다. 조직의 일이란 크게 「의사결정」과 「집행」으로 나누어진다. 의사결정은 통상 홀로 외부에 나타나지는 않고 언제나 집행을 통해서만 그 합목적성이 외부에 들어 난다. 외부 고객은 의사결정과 집행을 구분하여 바라보지 않고 언제나 결과만 놓고 평가한다. 따라서 의사결정과 집행은 하나같이 사명과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 우리가 종일 회의를 하고, 밤새워 문서작업을 하고 동분서주 사람을 만나도 그 일의 의도가 조직의 사명을 위한 것이 아니거나 그 일의 방향이 조직 목표를 향하지 않았다면 「안 할 일만 했거나 헛일만 한 것」이다. 공직사회에 상존하는 집단이기주의나 내부 프로세스를 위한 업무인 「조직자체를 위한 일」, 기관장이나 기타 상관을 바라보며 하는 「상관을 위한 일」, 뒤탈 방지와 잇속을 위한 「자신을 위한 일」 등도 우리는 흔히 일이라 부르지만 그것들은 결코 조직의 사명과 외부공헌을 위해 공직자가 해야 하는 본래적 의미의 일은 아니다. 공직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조직·상관·자신」을 위한 내부의 일이라면 외부의 고객인 시민들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다. 하루 종일 일은 했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쓸데없는 짓」 혹은 「해서는 안 될 일」만 한 것이다. 기관장들이 아무리 관내 행사에 부지런히 참석해도 그것은 다음 선거용으로 열심히 얼굴만 판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을 한 것이지 결코 일다운 일을 한 것은 아니다. 軍의 훈련은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기획되어야지 절대 지휘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연출되어서는 안 된다. 간호원의 사명은 환자를 돌보는 일이지 결코 상관인 의사의 잔심부름이 아니다. 의사가 하루 종일 뼈 빠지게 환자파일을 정리해도 그것이 의료소송을 대비한 자료 확보라면 그것은 외부 고객인 환자에게는 전혀 무의미한 짓이다. 무릇 현대 사회의 모든 조직은 외부공헌을 통해 존재 가치를 부여받기 때문에 조직원은 언제나 공헌목표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바로 그런 관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 우리들에게도 너무나 낯뜨거운 일들이 많았다. 우리는 교통경찰이 범칙금 딱지 대신 자기 잇속 챙기기에 열중해도 덩달아 협조했고, 국군 병사들이 지휘관들의 놀이에 「볼 보이」 짓을 해도 당연시 했고, 공무원들이 근무 시간에 민원업무 대신 「다방 업무」에 열중해도 나 몰라라 했고, 기관장들이 주민은 안중에도 없이 목 줄 쥔 윗사람 꽁무니만 따라 다녀도 못 본 척했다. 이제 이런 일들은 다 어제의 일이다. 후진국에서나 존재하는 이미 사라진 옛날의 나쁜 관습일 뿐이다. 군청 공무원이든, 조합직원이든, 경찰관이든 그 소속과 직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기가 속한 「조직의 사명과 목표를 분명히 알고 오로지 그 외부 공헌에 부합하여 일할 때만」 진정한 조직원인 것이다. 공직자는 결코 내부자나 내부의 무엇을 향하지 않고 진정으로 「조직 외부에 있는 고객」인 주민을 위해 공헌할 때 비로소 공직자인 것이다. 조직목표인 외부공헌에 몰입하여 일하지 않고 한 눈을 파는 행위는 자신을 속이고,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고, 동료를 기만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종편집:2025-05-14 오후 0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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